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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칼럼] 서울시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한섬칼럼] 서울시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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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시장 정체성은 도매 패션
제조·판매·유통의 패션산업 집적지

‘서울비전2030’, 패션 비전 안보여
동대문, 연간 경제규모 15조
일자리 확대와 부가가치 창출 높다

동대문 패션 시장을 성장시킬 정책은 무엇인가. 중소상인 자영업자가 일으킨 동대문 시장은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동대문패션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동대문 시장은 10여만 명 상인과 종사자로 이뤄진 세계적인 의류 시장이다. 경제 규모만 15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500억여원이 거래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국내와 해외 의류수출 물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최대 의류수출 전진기지다. 또 중소 의류상인들이 주축이 돼 글로벌 시장까지 노린다. 동대문 시장은 서울지역에 있지만, 전국의 도소매인들이 찾는 곳이며 글로벌까지 산업이 연결돼 있다. 이처럼 패션 산업 육성을 위해 부가가치 창출 효과 및 타 산업 파급효과가 큰 곳이 동대문이다. 

작년 서울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를 뷰티패션융합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하고 건축 규제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2026년까지 뷰티산업에 총 2040억원을 투자한다는 등의 ‘서울비전 2030’을 선포했다. 그에 따른 뷰티 산업 육성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가 주목한 것은 글로벌 화장품 시장이 최근 5년간의 글로벌 화장품 시장 규모가 연 4.6%씩 성장하고 서울은 전국 화장품 책임판매업체의 45.7%가 밀집돼 있는 등 국내 화장품 산업 유통판매의 거점으로 국내 매출 비중에서 높다고 했다. 이에 정부 지원이 없었던 만큼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한국섬유신문 DB
한국섬유신문 DB

그런데 동대문 DDP 일대는 패션이 중심이 된 34개 상가에 도매와 소매 3만여 점포가 밀집한 곳이다. 동대문을 터전으로 한 서울시의 뷰티 비전에는 본질이 빠진 것 같다. 뷰티와 패션을 묶었지만 세부 계획 안에는 동대문 상권에 맞는 ‘패션’이 거의 없다. 단지, 구색 맞추기용으로 들어가 있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상권에 맞지 않는 계획들이 나오는 이유는 동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유래한다. 지금까지 ‘동대문’ 도매 상가와 상인들의 현장 의견 없이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 이번 뷰티패션융합 개발진흥지구 지정도 마찬가지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이 안 됐다는 의견이 많다. 동대문 중소상인들은 “서울시에 동대문 패션 타운을 성장시키고 지원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없다”며 아우성쳤다. 

동대문 시장은 독특한 생태계를 갖춘 곳으로, 일반 고객이 아닌 소매상과 바이어들을 상대하는 도매 시장이다. 동대문 발전 정책은 생태계에 대한 이해하고 현장 목소리를 듣는 데부터 출발해야한다.
더 큰 문제는 동대문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 부서가 도매 특성에 안 맞다고 애매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패션을 디자이너와 봉제로 바라보고, 디자이너 브랜드를 육성하려는 의지가 높다. 중구청은 동대문 패션을 전통시장으로 보는 한계가 있다. 이 같은 시각 때문에 지원도 디자이너와 봉제에 치우쳐 있다. 

서울시는 작년 뷰티패션산업과를 신설하고 서울패션위크와 뷰티산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많다. 지난 28일 서울산업진흥원도 사명을 서울경제진흥원으로 변경했다. 지난해부터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미래혁신단’을 신설하고 기업과 산업을 육성했다. 아울러 ‘뷰티산업본부’를 만들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뷰티패션라운지 ‘비더비’를 조성하기도 했다. 
본지가 여러 차례 동대문에 공적 창구인 동대문패션산업지원센터가 들어서야함을 피력한 결과 작년 DDP패션몰에 서울시 지원의 동대문패션상권지원센터가 들어섰다. 상권 의견이 조금이나마 반영되어 반가운 일이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만약, 동대문 도매시장이 무너진다면 온라인 시장의 기반의 되는 이커머스 소규모 회사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동대문이 지닌 콘텐츠 가치를 깊이 생각해 봐야할 때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뷰티산업 투자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동대문의 핵심인 패션을 뷰티와 융합해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공실률이 높아지는 동대문은 전반적인 공간 활용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성장을 위한 빠른 탈출구다. 동대문을 살릴 대승적 결단은 서울시가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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