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사태 이어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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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가격 경쟁력 점점 밀려
새시장에 맞는 스트림간 전문성과
MZ 유입할 토양으로 산업 키워야
동대문 시장 도소매상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2015년 사드(THADD) 사태를 지나고 2020년 코로나 19의 영향을 맞은 동대문 상가 매출은 반의 반 토막이 나 빈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디자이너 클럽 공실률은 70%대에 이르고, 나머지 도매 상가들도 평균 15~40%에 이른다. 소매상권도 마찬가지다. 굿모닝시티가 80% 공실률에 이른다. 골라라 등 동대문 IT 플랫폼들은 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상인들조차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옛 명성을 되찾기가 어렵다는 중론이다.
코로나 시기 저렴한 상품을 찾는 고객들로 매출 쏠림이 있었던 낮시장 DWP와 디오트 상가에도 빈점포가 생겼다. 온라인 기업들 주문이 몰리면서 디오트 상가 점포 매출은 다른 곳보다 경영 실적이 나았다.
디오트, DWP에 입점한 상인들은 “작년 10월 이후 매출이 뚝 끊어졌다. 카드 결제와 세금이 많이 나가는 시기가 오면 매출이 급감한다 ”고 전했다. 특히 올 초 부터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로 월말과 월초 매출은 예년의 3분의 1 이하 수준이라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대문은 제조와 유통의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동대문이 점점 새로운 미래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선점에 밀리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한국 제품을 중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중국 벤더사는 “중국 시장에서 동대문 제품이 갈수록 안 팔린다”며 “라이브 커머스 등 콘텐츠 기반의 중국 기업을 비롯해 해외 기업들이 명동 등에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K 브랜드를 발굴하고 있지만 화장품에 치우져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 제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제품에 비해 한국 제품의 디자인력이 높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코로나를 거치면서 그 마저도 기반을 잃어가고 있다.
글로벌 제조 생산지인 중국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제품 가격을 비교해 사는 소비 습관을 가지면서 동대문 제품들은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 제품이 나오면서 제품 퀄리티가 이전 보다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업계는 저렴한 중국 생산 제품이 많이 유입되는 것도 제품 퀄리티가 낮아지는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그렇다면, 도약과 성공 가능성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여전히 동대문에서 잔뼈가 굵은 상인들이 다시 제도권으로 나와 브랜드를 키우는 성공 사례가 있다. 동대문 시장은 서울 대표 패션산업집적지로 글로벌로 위상 높일 수 있는 곳이고 섬유패션 노하우를 지닌 전문 경력자가 많다. 스몰 브랜드와 신생 기업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자생할 수 있는 토양을 가진 곳이다. 또 K-패션의 클러스터가 형성돼 섬유패션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지금 동대문 환경은 3040대 MZ세대가 신규 창업을 꺼려한다. 상가는 건물 현대화에 나서고, 정부와 서울시는 패션과 디자인 산업을 키워야한다. 산업이 살아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한 때다. 서울시는 비현실적인 투자보다는 DDP를 중심으로 동대문 섬유패션산업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에 맞는 일관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
A봉제 업체는 바지만 잘하고, B 상가는 티셔츠와 자켓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등의 각각 스트림별, 상가별 전문성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성이 뒷받침되면 가격도 높일 수 있고 단가를 고수할 수 있다. 2월 말 만난 동대문 한 상인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동대문은 판매상인이든, 봉제 인이든 특화된 전문성을 키워야한다. 공장이나 매장에 무엇을 잘하는지 물어보면, 모든 것을 잘한다고 한다. 역으로 잘하는 데 없는 걸로 보인다. 과거 바지만 혹은 티셔츠만 전문적으로 팔든 전문성이 있었던 과거의 좋은 면은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