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한 벌 팔릴 때 심은 1만그루가 순환패션 실천
지속가능한 캐시미어 브랜드 ‘르캐시미어’를 운영하며 재무적·사회적 임팩트를 동시에 추구해온 케이오에이가 ‘순환’에 집중한 확장성 있는 행보를 시작했다. 최근 성수동 사옥 3층에 ‘스페이스 르(SPACE LE)’공간을 오픈했다. 이곳은 케이오에이의 아이덴티티인 ‘서스테이너블 해빗(Sustainable HABITs)’의 철학을 오롯이 담은 특별한 공간이다. 그동안 케이오에이가 지향해 온 지속가능한 패션에서 더 나아가 모든 것의 ‘순환’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다양한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순환 패션에 동참해야 되는 이유와 확장을 시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공간에서 유동주 대표를 만났다.
- ‘스페이스 르’ 공간을 오픈한 배경은 무엇이며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나.
“사람들이 보통 옷을 구매 후 평균 7번 정도를 입고 버린다고 한다. 그렇게 버려지는 옷이 한국에서만 매일 200톤이 넘는다. 버려진 옷들 중 95%는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거나 소각된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이 소각될 때 발생되는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배출양은 연간 2190만 톤에 이른다. 30년생 소나무를 340억 그루 심어야 상쇄되는 양이다.
한반도 면적의 약 70%에 해당되는 어마한 양이다. 매립될 때는 또 어떤가. 합성섬유에서 흘러나온 유해물질이 땅과 바다를 오염시킨다. 제조할 때와 버려질 때 배출되는 패션산업의 오염물은 항공 산업과 선박산업을 합한 것보다 더 많다. 모든 산업 중 2위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순환 패션의 토대가 되는 ‘지속가능한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스페이스 르는 순환패션(Circular Fashion)에 대한 의미를 돌아보고 누구나가 지속가능한 의식주에 대한 의식을 가져야 되는 이유와 실천을 독려하기 위한 ‘서스테이너블 해빗’ 철학을 응축한 공간이다. 쇼룸이자 전시공간으로 활용될 이곳에서는 모든 것에 대한 ‘순환’을 깊이 들여다보고 매달 다른 주제로 다양한 작가들과의 협업을 진행한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작은 습관들을 제시하고 확장을 시도한다.
르캐시미어(le cashmere), 르플라스틱(le plastic) 등 케이오에이의 지속가능 제품들을 경험하고 구입할 수도 있다. 매달 바뀌는 ‘순환’을 테마로 한 전시를 통해 의식에 대한 환기와 비즈니스 과정을 모니터링 한다. 스페이스 르는 ‘지속가능한 습관’을 만들기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자 영감과 정보를 주고받는 ‘환경과 사람이 연결되는 공간’이다.”
- 전 세계적으로 환경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케이오에이가 진행하는 ‘지속가능한 습관’에는 무엇이 있나.
“르캐시미어는 버리지 않고 다시 쓰는 ’순환패션‘을 지향하고 제로웨이스트에 앞장선다. 의류가 만들어지거나 버려질 때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사용 기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해 왔다. 고객들의 습관을 독려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으로 순환패션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버려지거나 안 입는 기존 옷을 수거 후 재생 소재화를 거쳐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 옷의 수명을 최대한 늘리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해 자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수명을 다한 캐시미어 옷을 수거 신청한 고객에게 직접 수거해 부산에 있는 공장에 모은다. 제품별로 QR이 있어 옷을 소재별, 컬러별로 동일한 소재끼리 명확하게 분류해 다시 풀어내고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 시킨다. 고객들이 이러한 순환패션 비즈니스에 적극 동참 할 수 있도록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옷을 입은 횟수를 확인하고 이 옷의 어떤 측면이 지속가능한지, 내가 줄인 이산화탄소의 양이 얼마인지 정보를 제공한다. 착용 횟수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혜택과 참여의 경험도 제공한다.
케이오에이는 런칭 초기부터 몽골에서 자연적으로 채취한 양털로만 상품을 생산하고 가치사슬 전 과정에서 모든 이슈를 다뤄 왔다. 펜스없는 초지에서 방목하며 목초지 사막화 방지를 위해 양들을 순환 방목한다. 르캐시미어 옷이 한 벌 팔릴 때마다 나무 한그루 씩 심는 르캐시미어 숲 조성으로 현재까지 1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등 사회적 임팩트를 줄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 스타터(Kick starter)’에서 재단 과정 중 나온 자투리 캐시미어 원단을 충전재로 활용한 ‘재생 나일론 캐시미어 다운숄’을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패션 비즈니스는 이제 더 이상 트렌드와 스타일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케이오에이는 제품의 시작점이 되는 캐시미어 원료 채취부터 최종 단계인 의류 쓰레기까지 관리한다. 상품의 모든 순환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고 ‘환경과 사람을 연결하는 순환 패션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