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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업사이클 디자인
[오피니언 기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업사이클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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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급증은 지구 온난화 주범
그린란드 얼음, 하루만에 85억t 증발
서울 전체 15m 두께로 뒤덮는 막대한 양
의식주 일상의 업사이클 생활화는
지속가능 생태계 조성의 첫 걸음

2021년 5월 녹색미래 정상회의(P4G)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다. 12개국의 정상급 인사와 수십 명의 국제 기구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참석하여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현황과 계획을 협의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채택된 서울선언의 실효성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경제 규모에서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선 한국이 그 위상 수준의 이산화탄소 절감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2016년 독일 굿디자인(IF) 사회혁신상을 받은 큐쿨라 워크샵.
사진=IF 굿디자인 홈페이지

탄소 중립의 필요성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얼음으로 뒤덮인 나라 그린란드에서 지난 7월 27일 하루만에 85억t의 얼음이 녹아내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이게 어느 정도의 양인지 상상이 안 된다면 서울시 전체 면적에 쌓인 15m 두께의 얼음 분량이라고 생각하면 가늠이 된다.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급증으로 대기 온도가 꾸준히 상승하여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회의에서는 추상적 선언만 되풀이되고 기업과 정부의 구체적 실행은 뒤로 밀려나고 있다. 

독일 사회적기업 큐쿨라가 난민들과 함께 제작한 DIY 의지 디자인.
사진=CUCULA 홈페이지

유한한 자원으로 생산과 소비를 계속하는 선형경제로부터 자원을 절약하고 재사용하는 순환경제로 사회 체제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의식주 일상 생활에서 업사이클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업사이클은 자원순환의 최고 단계를 지향하는 개념이다.

단순한 리사이클을 넘어서 폐기되는 자원 없이 끊임없이 재활용하고 재사용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에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더하고 최대한 자원을 재활용하여 무언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면 순환경제에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다. 

2019년 10월 독일의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디자인그룹 큐쿨라의 디자이너들이 방한했다. 서울새활용플라자 꿈꾸는 공장에서 ‘스케치 유토피아’라는 워크숍 진행을 위해서였다.

큐쿨라 디자인그룹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유토피아’에는 빈부 격차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쓸 수 있는 좋은 제품과 가치를 만들어내고, 협력하고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뜻이 담겨 있다. ‘큐쿨라’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일대에서 널리 사용되는 하우사(Hausa)어로 ‘함께 만든다, 협력하고 공존한다’는 뜻이다. 

워크숍 참가자들이 유토피아를 스케치하기 위해 집중한 주제는 ‘난민’이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때문에 삶의 근거지를 잃은 난민들은 언어의 장벽에 부딪치고 교육기회와 일자리마저 잃게 되는 힘든 상황에 처한다. 큐쿨라그룹은 버려지는 난민 보트를 활용하여 사용하기 편하고 튼튼한 가구를 만들어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난민들의 사회 경제적 회생과 독립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가구 디자인의 기본은 이탈리아의 엔조 마리(Enzo MARI)가 1974년에 시작한 DIY 시스템을 채택했다. 엔조 마리는 제품이 만들어진 결과만 중시하지 않고 그 과정을 개선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자투리를 대폭 줄임으로써 디자인의 가치를 높이고 삶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했던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이러한 엔조 마리의 디자인에 큐쿨라그룹의 디자이너와 난민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하여 업사이클 모델을 탄생시켰다. 

2016년에 큐쿨라는 난민을 위한 업사이클 가구 만들기 프로젝트로 독일 굿디자인 선정기관인 iF(International Forum Design GmbH)로부터 사회혁신디자인상(Public Value Design Award)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큐쿨라의 업사이클이 미래의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심대한 영감을 주는 혁신적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업사이클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유토피아와 같다고 하더라도 끊임없이 시도해 나간다면 미래에 새로운 삶의 방식과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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