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백화점 여성복 브랜드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영 조닝에 포진한 여성복들은 가성비를 내세운 온라인 또는 스트리트 브랜드와 타겟층이 겹치고 상품도 접점에 있다. 또 이들 브랜드에 비해 가격 저항까지 높아 지속적으로 구매력이 하락하는 추세다.
빅3 백화점 2018년 1분기 매출현황에 따르면 영조닝 전체 매출은 전년비 5% 하락했다. 기존점과 비교해서는 6% 떨어졌다. 아울렛의 경우 롯데는 10% 신장했지만 현대는 -12%를 기록, 극심한 편차를 보였다.
‘시스템, 보브, 톰보이’는 올 1분기에도 상위 탑3 브랜드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갔다. 매출은 보합수준이지만 이들은 단일 여성복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유통을 볼륨화하고 점당 평균 매출 효율을 높였다. 꾸준한 마케팅과 상품 재투자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한 것이 소비자들 지갑을 열게 한 주요 요인이다.
‘나이스크랍, 에고이스트, 주크, 베네통, 에스제이’는 기존점 매출이 전년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1~2월 강추위로 여성복 업계 전반이 고전했던 상황에 비춰보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외 브랜드들은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각 백화점 과반수 점포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또는 세 자릿수까지 역신장을 기록한 점포가 상당수 배출됐다. 복합적 요소가 작용했다.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비슷한 상품 일색인 브랜드들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SPA 같은 대안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이탈한 점도 매출 하락에 일조했다.
반면 새롭게 부상한 브랜드들도 포착됐다. ‘쥬시쥬디’는 빅3 백화점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0%나 증가했다. 작년과 비교해 매장 숫자는 3곳이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롯데백화점 매출이 전년비 35% 증가한 것이 첫 번째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렛 매출은 전년대비 200%까지 성장하는 폭발적인 지표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작년보다 매출이 25% 증가하는 등 올 한해 기대주로 손꼽힌다. 중국과 한국을 동시 공략하고 있는 쥬시쥬디는 영층에 소구력 높은 젊은 작가 또는 브랜드와 협업하며 신선한 브랜드로 자리매김 중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가심비 높은 상품력 역시 성장요인이다.
‘지컷’은 2016년 흑자 전환을 계기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백화점 3사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11% 증가했고 동일점포 매출은 10% 늘어났다. 지컷은 최근 몇 년간 활발한 상품 개발과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고객 소통 등에 치중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럭키슈에뜨’는 디렉터가 바뀌는 진통 속에서도 선방했다. 백화점 3사 매출이 작년보다 4% 증가했다. 동일점포 매출은 11%가 늘어 효율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롯데백화점 동일점포 매출이 14% 증가한 데 힘입었다. 신세계백화점 동일점포 매출 역시 12% 늘어났다. 뚜렷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노세일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 경기 부침에도 큰 흔들림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