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일·생활 균형 경영공시제’ 연구용역 발주
정부가 기업의 일·가정 양립 제도 활용 현황을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저출생 심화현상에 대응해 가정 친화적인 직장 문화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9일 고용노동부는 ’일·생활 균형 경영 공시제’ 도입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기업들의 육아휴직, 출산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가족돌봄휴가, 시차출퇴근, 재택근무 등 각종 일·생활 균형 제도의 도입과 활용 현황을 일반에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일·생활 균형 제도는 저출생 극복과 직장문화 개선 등에 필수적인 수단임에도 회사마다 활용 정도와 양상에 격차가 있어 일반인들이 알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고용노동부)이나 ‘가족친화인증’(여성가족부), ‘서울형 강소기업’(서울시) 선정 등에 관련 지표들이 반영되고 있지만 전체 기업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앞으로 공시제가 도입되면 육아휴직 활용률이 현저히 낮은 기업이 어디인지, 유연근무 활용률이 높은 기업은 어디인지 등 파악할 수 있어 구직자들의 회사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회사 사정상 제도를 사용할 수 없거나 제한을 두는 기업들은 구직자 확보에 어려움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부는 연내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국내외 유사 도입사례를 검토하고 제도 효과를 예측해 구체적인 도입 방안과 기업 참여 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아직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로, 추진 여부와 시점은 연구 결과 등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공시방법이나 인센티브 등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실시한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직장 선택 시 청년들은 ‘임금과 복지 수준’(86.7%·복수 응답) ‘근로시간(워라밸)’(70%), ‘근무환경(안정성·업무강도)’(65.7%), ‘고용안정성’(57%), ‘기업위치’(44%)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과제로도 응답자 78%가 ‘임금 수준 향상’, 62%가 ‘워라밸 보장’을 꼽는 등 구직자들의 기업 내 일·가정 양립 등 복지 수준 보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