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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71)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섬유분야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71)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섬유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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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에게 우리 학생들의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풀게 했더니 겨우 40점을 받았다. 객관식인 데도 그렇다.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은 의사보다 오히려 간호사라고 Sapiens의 저자이자 역사 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주장한다. 

-안동진의 섬유지식-

AI가 원하는 답을 내놓을 수 있는 능력은 결국 ‘데이터’ 라는 자원에서 나온다. 확장이 불가능한 인간의 대뇌피질에 담을 수 있는 제한된 정보나 데이터에 비해 기계는 수백만 배나 그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으므로 그로부터 기인한 결과물도 수용량에 비례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법전을 통째로 담고 있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재판의 판례를 암기하고 있는 AI 라면 아무리 뛰어난 변호사라도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단지 기억력에 의존해 변연계와 전전두엽의 상호 연결망을 통해 지능을 발휘하는 인간의 대뇌피질에 비해 완벽한 데이터로 무장하고 사실관계와 법리의 연관성, 동질성을 즉시 연결할 수 있는 AI를 이겨낼 재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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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쉬운 적용· 어려운 적용
법정은 논란을 배제하기 위한 법리와 법전이라는 확고한 객관적 데이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옳고 그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물론, 판례가 없는 사건이라도 법리와 판례에 기초한 가장 합리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방대한 자원을 보유한 AI 변호사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뛰어난 변호사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변론할 수 있을 것이다. 

의학도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는 하지만 비슷하다. 의학이 법조분야와 다른 점은 대상이 생물 즉, 인간이라는 점이다. 생물은 수십 수백조개의 세포로 구성된 개체이다. 또 하나의 세포는 도시 하나의 복잡성과 맞먹을 정도로 복잡하다. 그 때문에 같은 질병이라도 증세가 다르고 회복도 다르며 약효과도 사람마다 조금씩, 때로는 통째로 다르다. 즉, 예외가 많다. 

‘닥터 하우스’는 그 때문에 존재했다. 인간의 기관이 220개나 되고 그 기관들의 부조나 다양한 세균에 의한 기능 상실 그리고 이에 따른 연관 증세가 사람에 따라 너무나 다양하게 전개되므로 다양한 의학지식과 수십 년의 경험 그리고 임상 데이터들을 꿰뚫고 있는 닥터 하우스는 환자의 증세와 대응 치료의 결과를 보고 병명을 특정하고 진단하는 세계 최고의 진단의학과 팀장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닥터 하우스라도 현존하는 모든 의학서적 내용과 임상데이터 그리고 최신 논문까지  보유하는 AI인 닥터 Watson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게다가 때로는 분초를 다투는 위독 환자의 병명을 특정하는데 AI가 내리는 결론은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만약 사용가능한 데이터가 충분하고 기반 데이터를 활용함에 있어 변수나 예외가 없거나 변산이 제한적이라면 AI의 신뢰성은 인간을 능가하고도 남을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가 충분하더라도 Bank run 이나 부동산 경기 같은 예측이 어려운 인간 심리를 반영해야 하는 경제학은 이보다 훨씬 더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AI 적용 불가능한 섬유관련 분야 
그런데 절대 자산인 데이터가 아예 부족하거나 제한적이라면 어떨까? 더구나 데이터의 진위여부는 물론 오류가 검증되지 않은 신뢰도 낮은 정보들이 태반이라면 의사결정을 위한 근거 자료 배경이 되기가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그 분야가 바로 섬유 관련 지식이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대부분 과정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섬유와 섬유산업은 AI의 공조를 기대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물론 장시간 기다린다고 데이터의 축적이 확대 되리라는 기대도 어렵다. 전문가가 별로 없어 업로드 되는 데이터의 양이 극히 드물고 오류를 잡아내는 필터 기능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Lab의 데이터이다. Fiti나 Kotiti 같은 공인 시험기관은 수십년간 쌓인 각종 섬유와 원단의 성능에 대한 신뢰도 높은 막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전혀 외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아마 디지털 데이터화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시간이 흐르고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더라도 엔트로피가 낮아지리라 희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의학이나 법조계 같은 명확한 행동지침 기반인 프로토콜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마치 대사 없이 오직 애드립 만으로 연기해야 하는 배우와 같은 것이다. 섬유지식과 산업 분야는 AI의 개입이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어 AI가 대체할 수 없는 마지막 직업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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