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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칼럼] 중국발 다운 물량 대란, 기업만의 한숨인가
[한섬칼럼] 중국발 다운 물량 대란, 기업만의 한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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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다운 충전재 가격 상승에 ‘발 동동’
기업들, 대체 소재 개발이 생존 전략

K2, 씬다운·실크스타 등 지속 적용
정부·협단체, 라인 총동원해 돌파해야

24FW 제품 생산을 1년 선기획하는 모 회사는 벤더사를 거치지 않고 직거래로 다운 충전재를 확보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공급사로부터 일부 물량을 공급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다운 물량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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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충전재는 오리나 거위를 키워 고기를 팔고 남은 고가의 부산물이다. 전세계 다운은 70~8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한국 기업들은 중국산을 주로 패딩에 사용한다. 그 의존도는 80%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국내 다운 수요량은 연간 4000톤~5000톤으로 추산한다. 3월을 시작으로 5월~6월은 중국산 다운이 봉제공장으로 넘겨 제품 생산에 돌입하는 시기다. 만약 다운 물량 확보가 안되면 24가을겨울 신상품 생산이 중단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다.

이같은 중국 의존도 때문에 업계는 해마다 다운 가격과 물량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데 올해 2월 다운 가격은 이례적으로 예년보다 50%까지 폭등해 110달러를 넘어섰다. 예년 다운 가격은 비싸도 80불 초반대였다. 
왜 다운 가격이 중요할까. 이는 섬유패션 업체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패션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옷이 패딩이다. 국내 기업 한 곳의 다운 충전재 사용량은 10톤~200톤으로 브랜드 규모에 따라 다르다. 가을겨울에 만드는 옷 중에서 가격대가 높고 이익률이 높다. 특히 아웃도어는 물량이 많다. 

소비자가 겨울에 많이 찾는 옷 중 하나가 구스다운(8020, 그레이) 패딩이다. 공기층이 형성돼 따뜻하고 세탁 후 회복력이 우수하다는 구스다운 가격은 덕다운과 유럽피안 다운 가격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원료 공급이 안 될 경우 기업들 담당자들은 피가 마른다.

구스다운 충전재는 소비자가 많이 찾고 회복력이 우수해 다른 대체 소재를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2는 다운 충전재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업체와 협업하고 신소재를 전체 혹은 일부 혼용하면서 선제적으로 의류에 적용한 성공 케이스다. 2020년부터 혁신적인 다운 압축 기술을 적용한 다운 패브릭 씬다운을 적용한 패딩을 선보였다. 씬에어 앱솔루트 무게는 남성 100호 기준 600g밖에 되지 않는다. 벤티 사이즈 커피 한 잔 정도로 가볍다. K2는 작년, 실크패드를 독점 적용한 실크스타 시리즈 등을 내놓으며 대체 소재를 꾸준히 사용해 왔다. 

불확실성이 큰 시장환경에서 적응키 위한 생존 전략은 R&D 투자다. 원자재 공급망에 경고음은 몇 년 전부터 있었지만, 기업 단독으로 개발하기 쉽지 않다. 
또 브랜드에서는 신소재가 나오면 의류에 적용하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야한다.
2021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보여준 대표 사례가 요소수사태다. 섬유패션계가 겪는 공급망 리스크는 더 심각하다. 인구가 많은 중국 내 대형 브랜드가 소비하는 다운 충전재량은 한국 내 전체 물량을 넘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국 내 기업이 사용할 다운 충전재 물량이 부족해지면, 시장 물량이 크지 않은 한국 기업에게 내어줄 물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다운 가격이 3월에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많은 패션기업들 신제품 생산이 스톱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운 공급 부족은 현재와 미래 국내 패션산업의 공급망 리스크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작년 패션 상장기업 44곳의 누적 3분기 경영 성적표는 먹구름이 끼었다. 한해 경영 실적을 보여주는 총 영업이익은 19.1% 급감했다. 4분기 실적은 더 안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다운 충전재 뿐만 아니라 봉제 등 원부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크다. 미래 공급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다. 협단체 및 정부, 산업통상자원부는 R&D를 잘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는 뿌리가 돼 줘야 한다. 정부는 다운 대체제 개발, 지원에 나서야한다. 아울러 다운충전재 물량 확보 문제가 표면 위로 부상하기 전에 협단체와 정부는 공급망 점검에 착수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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