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헤지스 등 동남아 공략 본격화
프리미엄 내세우며 향후 북미·유럽까지 노린다
2024년 국내 패션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중국, 미국까지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까운 일본부터 시장규모가 큰 중국 등으로 영토 확장에 나서는 모양세다. 가장 공격적이며 큰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MLB’와 ‘코오롱스포츠’ 등이다.
이들 브랜드는 일찌감치 해외에 안착하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MLB는 2022년 중국에서 소비자 판매액이 1조 원을 넘겼다. 중국내 약 9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 기업이 단일 브랜드로 중국에서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례적이라 주목받았다.
코오롱스포츠는 작년 중국 매출이 4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2007년 코오롱스포츠차이나로 진출해 2023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올해 본격적으로 북미까지 진출한다.
아웃도어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2019년 홍콩을 시작으로 작년 중국 매장을 늘리고 있다. 프리미엄 학생복을 내세운 형지엘리트의 ‘엘리트베이직’은 2016년 중국에 일찌감치 깃발을 꽂았다. 까스텔바작은 미국에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애슬레저에서는 젝시믹스가 먼저 해외를 겨냥했다. 젝시믹스는 2017년부터 대만에 수출을 시작했다. 일본, 중국 등에서 팝업을 열며 소비자와 접점을 넓혔다. 작년 12월 대만 파우첸그룹과 공급계약을 끝내고 영토 확장 중이다. 안다르가 작년 싱가포르에 오프라인 1호 매장을 열고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또 작년 해외에 첫발 딛거나 매장을 확장한 ‘널디’, ‘듀베티카’, ‘수프라’ 등도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겨냥했다. 그 외 골프 브랜드 ‘왁’과 LF의 ‘헤지스’와 ‘마에스트로’ 도 해외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는 플랫폼형태로 일본에 진출하며 입점 브랜드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 성공 신화 MLB, 재작년 1조 돌파
F&F는 2017년 9월 아시아 비즈니스를 위해 홍콩 법인을 설립했고 홍콩, 마카오, 대만에 온오프라인을 확장했다. 2019년 1월 MLB 중국 판권을 체결하고 에프앤에프 차이나를 통해 중국시장까지 확장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현재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총 7개국에 진출했다. 중국은 에프앤에프차이나 현지법인으로 MLB를 전개하고 있다.
에프앤에프차이나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 중국 전체 매출(5811억)을 넘어선 6086억원을 기록했다.
F&F는 2022년 전체 매출액이 1조8089억원을 달성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249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변이 등으로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중국에서 MLB 인기를 바탕으로 중국법인 에프앤에프차이나 매출이 5811억 원을 달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국법인 매출 비중은 전체 패션부문 중 25.4%를 차지했다. 홍콩 2.2% 비중으로 집계됐다. 홍콩법인 매출액은 508억 원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기존 태국, 베트남에 이어 2022년 말레이시아, 싱가폴까지 홀세일 방식으로 수출을 늘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MLB의 향후 5년간 중국 내 연평균 성장률을 30%로 내다봤다.
F&F는 그 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수프라’와 프리미엄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듀베티카’를 해외에서 선보이며 제2, 제3의 MLB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수프라는 작년에 상하이 1호점을 열고 광저우와 베이징 등에 총 25개 매장을 오픈했다. 올해 말까지 약 200여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목표다. 수프라는 작년 하반기 중국에서 24SS MLB수주회 행사에서 약 300억원 상당의 내년 봄·여름 상품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F&F 관계자는 “중국의 스트리트 패션 시장은 캐주얼과 힙합,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하는 MZ세대의 니즈를 맞춰줄 수 있는 핫한 신규 브랜드의 출현에 목말라 있는 상황이다”며 “중국 시장 공략을 발판으로 아시아 권역으로 글로벌 공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스포츠, 중국 4000억 매출 성공에 북미 진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 한경애 부사장은 작년 런칭 50주년 미래 비전 발표에서 중국 성장에 힘입어 북미까지 진출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한다고 밝혔다.
코오롱스포츠차이나는 작년 상반기 20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2023년 연매출 4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작년 국내 매출(1월1일~12월24일)도 전년대비 두자릿 수 성장한 4000억원에 육박했다. 국내외 합산매출은 8000억원에 달한다.
코오롱스포츠는 합작사 안타그룹과 설립한 코오롱스포츠차이나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2007년 첫 진출한 코오롱스포츠차이나는 작년 5월 상해에 중국 첫 번째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국내 코오롱스포츠 장점인 공간 마케팅을 통한 브랜딩을 강화한 것이 매출로 이어졌다. 북경, 상해 등 주요 거점 도시의 백화점과 대형몰에 16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코오롱 FnC 김정훈 상무는 “아웃도어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트레킹과 백패킹 분야를 소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코오롱FnC의 골프 브랜드 ‘왁’은 11개국에 진출해 있다. 2020년 첫 진출해 일본의 경우 백화점 위주로 총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매시즌 트렌디한 새로운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3544를 타깃층으로 공략한다. 나라별로 파트너와 함께 진행 중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중국 공략 가속화
그외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중국 본토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도 진출했고 장기적으로 북미, 유럽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네이쳐홀딩스는 글로벌 패션사인 베스트셀러와 작년 5월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4개월 만에 내셔널지오그래픽 매장 확장에 속도를 냈다.
작년 4월 오픈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중국 베이징 팝업 첫 1개월간 매출이 목표대비 120% 초과 달성했다. 이후 9월 난징(1호점)오픈을 시작으로 상하이, 베이징 등 총 7개 오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월 진출한 홍콩에서는 작년 6월 기준 총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호주 멜번, 시드니 등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최상급, 최고급 상권에 입점해 프리미엄 포지셔닝 전략을 내세웠다.
까스텔바작, 미국에 1호점 오픈
패션그룹형지는 작년 ‘글로벌 형지’ 실현 전초기지로 미국을 낙점하고 까스텔바작을 앞세운 ‘K패션 글로벌타운’ 건립을 공식화했다. 작년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까스텔바작 1호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중국 섬유의류수출기업 디샹그룹과 현지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플래그십스토어 외에도 1만6000개 이상의 미국 골프클럽 프로샵 시장을 함께 공략할 계획이다.
상해엘리트, 프리미엄 교복으로 중국 안착
형지엘리트는 2016년 중국 대표 패션회사인 빠오시니아오 그룹의 계열사 보노(BONO)와 손잡고 상해엘리트를 설립하며 현지 교복 시장에 진출했다. 프리미엄 교복 컨셉으로 상하이와 베이징, 톈진, 선전 등 주요 도시의 교육그룹 및 지역 교육국을 대상으로 확장했다. 영업점과 별도로 대리상을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과 온라인 영업망을 함께 확대한 것이 시장에 안착한 성공 비결이다. 현재 주요 주요도시 20여곳 지점과 B2C 위챗플랫폼 온라인 상점을 운영 중이다. 상해엘리트는 작년 159억 매출(2022년 7월~2023년 6월)을 기록했다.
안다르 등 동남아에 깃발 꽂아
2023년 첫 발을 딛거나 매장을 오픈한 ‘안다르’와 ‘널디’ 등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먼저 깃발을 꽂았다. 그 외 골프 브랜드 ‘왁’과 LF의 ‘헤지스’와 ‘마에스트로’ 도 해외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
LF가 전개하는 헤지스는 2017년 베트남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에 매장을 내면서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베트남에 빠르게 안착했다. 대형 유통사인 KEI트레이딩과 계약을 맺고 프리미엄 남녀캐주얼 브랜드로, 현재까지 베트남에 총 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애슬레저 ‘안다르’는 작년 7월, 싱가포르에 글로벌 1호 매장을 오픈하면서 본격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글로벌 1호 매장이 위치한 싱가포르를 교두보 삼아 앞으로 동남아시아는 물론, 일본까지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2023년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본격적인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던 한 해였다. 싱가포르 매장은 오픈 첫날부터 새벽 오픈런부터 시작해 일부 상품은 매진돼 현장에서 재입고 예약을 신청하는 등 실제로 K-애슬레저와 안다르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역직구 판매를 시작한 일본의 경우, 자사몰에서만 3분기까지 매출이 3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안다르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22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올해 2500억원 매출 목표를 세웠다.
무신사, 플랫폼 형태로 일본 진출
글로벌 스토어 13개국 서비스로 K패션 소개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는 플랫폼 형태로 웹과 모바일 앱을 통해 일본에 진출해 있다. 2022년 9월 오픈한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는 일본,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13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어, 영어 등의 외국어도 지원한다. 특히 ‘현재 서울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스타일’을 주제로 국내 브랜드가 선보이는 K패션을 소개하고 있다.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 단독 입점한 떠그클럽, 써저리, 유스 등을 비롯해 디스이즈네버댓, 앤더슨벨, 로우클래식, 아크메드라비, 에이카 화이트, 쿠어 등 국내외에서 주목하는 500여 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는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 현지 고객으로부터 주문이 발생하면 입점 브랜드들이 국내에 있는 무신사의 프로세싱센터로 제품을 입고시키고, 이후 고객까지 배송하는 전 과정과 모든 비용을 무신사가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현지 고객을 상대로 한 고객상담(CS) 등의 응대 업무도 무신사에서 전담하고 있다.
작년 4월에는 도쿄 하라주쿠에서 24개 국내 브랜드들과 함께 팝업 스토어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도쿄 팝업 현장에는 무신사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약 중인 뉴진스(NewJeans)가 자리를 빛냈다. 일본의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와 미디어 등이 대거 참석했다.
4월 7일부터 16일까지 시간당 최대 800명 이상, 열흘 누적 3만명 이상이 방문했는데 전체 방문객의 90% 이상이 일본인으로 구성될 만큼 K패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작년 7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패션·유통 바이어를 대상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쇼룸을 운영했다. 쇼룸에는 아치더(Arch The), 기준(Kijun), 프로젝트 프로덕트(Projekt Produkt) 렉토(Recto) 등 감도 높은 브랜딩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 8곳이 참여했다. 3일간 유나이티드애로우(United Arrows), 빔즈(Beams), 누비앙(Nubian), GR8, 그레이트(Great) 등 일본 인기 셀렉샵과 이세탄, 한큐 등 주요 백화점에서 총 250여 명의 바이어가 방문해 한국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도쿄에 이어 오사카 한큐백화점 우메다 본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미러링 서울(Mirroring Seoul)’을 주제로 2000 아카이브스, 글로니, 기준, 더 뮤지엄 비지터, 레스트앤레크레이션, 무신사 스탠다드, 시엔느, 타입서비스, 튜드먼트 등 현재 서울의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브랜드를 비롯해 스탠드오일, 필인더블랭크 등 잡화 브랜드까지 총 11개의 K패션 브랜드가 참여했다. 팝업 스토어 기간 총 2만 여 명이 방문해 K패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