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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칼럼] 4중고 시달리는 섬유패션사, 흑자 도산날까 ‘발동동’
[한섬칼럼] 4중고 시달리는 섬유패션사, 흑자 도산날까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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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흑자냈지만, 이자 급등에 경영 타격
4월 이후 매출도 꺾여, 하반기 우려감 더 커
이자율 더 높아지면 도산 기업 는다

유통마저 계약 기간, 짧게는 몇 개월로 단축
업계, 정부에 소비진작 및 대출 규제 완화 요구

매출 1000억원 넘는 A중견기업은 작년 흑자를 냈지만, 높아진 대출 이자율 등으로 다음 시즌 영업활동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시기 2년 동안 은행에 낸 원금 상환과 이자를 합쳐 200억원에 넘었다. 그럼에도 코로나 시기 신규 대출은 없었다. 작년과 올해 은행 대출 이자율이 7~10%에 이른다. 이전에는 실적이 좋아 은행 기업 대출을 1년 마다 연장했다.

B업체는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신규 브랜드 런칭을 내년으로 미뤘고, 내부 조직도 재정비에 나섰다. 높아지는 이자율과 경기 침체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서다.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파산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기업대출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1월 46.6%에서 4월 53.8%로 확대됐다.

패션기업들은 4월 이후 매출이 줄고 있다. 사진=정정숙 기자 

올해 상반기 섬유패션기업들은 경영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4월 들어 많은 기업들 매출이 전년대비 역신장을 기록하면서, 오너들은 시름이 깊다. 몇몇 기업들은 작년 흑자를 내고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백화점 매출도 4월 들어 성장이 꺾이거나 역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이 4월, 5월 각각 0.1%, 2.5% 역신장했다. 현대와 신세계백화점은 5월 신장률이 4월보다 낮았다. 현대와 신세계가 각각 0.1%, 0.2%로 보합 수준이었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남성, 골프 등에서 역신장 폭이 컸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소 중견 패션기업들은 경기 침체, 투자침체기, 금리 상승, 유통 상황 등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올 4월부터 매출이 떨어지면서 이자 내기에 급급하다.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으로 흑자 도산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화점, 쇼핑몰 등의 유통 환경도 더 나빠지고 있다.

C기업에 따르면 백화점 등의 유통업체들은 해마다 입점 계약 기간이 해마다 짧아지고 있다. 2년 이상 입점 계약은 거의 없고 1년에서 짧게는 1개월 단위로 짧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기업들의 파산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서울회생법원의 서울지역 법인파산 수가 올해 상반기(1월1일~6월28일) 930여개에 이른다. 이중 패션에서는 앤클라인 뉴욕’의 성창인터패션, 러브캣의 발렌타인, 신발연구소 등이 파산 선고를 받았다. 코로나 19 직격탄을 맞고 2020년(9월말 누계 기준)의 815건(전국)보다 많은 수치다. 당시도 2019년보다 18% 이상 상승한 수치였다. 

기업들은 이자율이 너무 높아져, 다음 시즌 제품 생산 물량과 직원 감축, 매장 오픈을 축소하며 현금화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중소중견기업이 많은 섬유패션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지난달 25일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국내은행 건전성 위협요인·향후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려가 실현이 될 수도 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014년 이후 26~28%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8년 이후 30%를 상회하고 있다. 작년 35.1%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30.9%)보다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이 선임연구위원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여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아졌는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이들이 버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 혜택을 줬지만, 중소중견기업이 느끼는 혜택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업계 관계자는 흑자 경영을 위한 중소 중견 기업에 이자율 인하나 까다로운 대출 조건 완화 등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소비 파우처 등 경기 진작 대응에 나서서 흑자 기업의 도산을 막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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