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춘절 겹쳐 조기휴무 공장 속출
# A 온라인업체는 9월 오더해 10월 중순 입고되기로 한 하반기 아우터 물량이 12월 초에나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고객에게 전달할 배송까지 늦어졌다. 예년보다 6주가량 납기 지연 사고가 발생하면서 플랫폼에서는 배송지연에 따른 패널티를 과금받고 고객들에게는 지연 사과 문자를 4차례나 발송하는 곤욕을 치뤘다. 이 기간 동안 일부 플랫폼의 경우 반품률은 70%에 육박했다. 겨울 아우터 매출은 30%나 빠졌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중국 공급망 위기마다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이 12월7일 방역완화 조치 첫 번째 리오프닝 이후 예상보다도 훨씬 빠른 감염 속도에 적지 않은 충격과 혼란을 겪고 있다. 광저우, 상해 등지와 대련 일부 공장은 인력 90%가 코로나에 걸려 가동을 중단했고 대형 중국 택배업체 SF 또한 멈췄다. 코로나 발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예전에는 봉쇄조치로 지연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인력 태부족이 원인이다. 지역적인 봉쇄 조치 때에 비해 어디서든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지역에 상관없이 인력이 부족해진 현상이다. 긴 연휴에 들어가는 춘절을 앞두고 공장이나 시장은 일찍 가동을 중단했다. 화물이동과 선적지연이 이어지면서 중국 생산이나 바잉을 하는 국내 패션업체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패션업은 무엇보다 판매 타이밍이 중요한데 1~2달 납기지연을 기다리는 고객보다 반품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90%이상 의류 제품을 생산하는 한 온라인 업체는 겨울 막바지 리오더 제품과 내년 봄 생산물량 입고가 기한없이 지연되고 있다.
이 업체 대표는 “일부 리오더 제품은 적기 공급 타이밍이 중요한 겨울 패딩이라 시기성이 중요한데 속이 탄다. 재고로 남을 물량이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중국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는 한 골프웨어 프로모션사는 최근까지 달러 결제에 따른 환차손과 곳곳의 봉쇄령 때문에 고통 받았다. 이제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공장에서 일할 인력들이 없어 납품을 못하고 있다.
이 프로모션사 대표는 “기존 1달 정도 걸렸던 납기일이 현재는 벤더사에서 여유 있게 2달 기한을 잡고 오더를 넣으라고 주문한다. 베트남이 300장 소량 생산이 가능해졌으니 생산처를 이 기회에 바꾸라는 조언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업체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납기지연 리스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중국 생산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이 업체는 “납기 문제가 반복되다보니 중국공장에서 이제 소량 생산은 안 받는다. 급하게 만들다보니 봉제 퀄리티도 많이 떨어졌다. 인력이 부족하니 임가공비는 오르고 반응생산도 어려워 올 S/S 물량은 대부분 국내로 돌렸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 확산에 1월 춘절 연휴까지 끼면서 12월 중하순부터 조기 휴무에 들어간 곳들도 많다. 대련의 공장 가동률은 현재 50% 가량 정도에 그친다.
중국에서 사입을 주로 하는 한 업체는 “12월 말부터 코로나 확산으로 광저우 도매시장이 예상보다 1~2주 일찍 철수해 2월 초에나 재개할 예정이라 봄 상품 입고 차질이 크다. 달러 결제를 하는 환차손 영향으로 영업이익도 나빠졌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춘절 이후의 상황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2월 중 코로나의 대유행이 더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연휴가 끝나는 2월 초순부터 생산, 원단 재직 공장 오더가 몰리면서 이후 납기 또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시즌 간 중국발 리스크와 변수가 워낙 지루하게 이어지며 많다보니 대안 마련이 불가피하다. 베트남 생산 또한 중국에서 원단이나 부자재를 가져와야하는 상황이라 뚜렷한 대안이 안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