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좋은 자리없어 단기 일자리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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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고용 시장 문화에 변화가 필요
선의의 경쟁 사회로 노동 가치 보상돼야
기업 투자 활성화와 불확실성 해소 절실
지난 9월, 대한상의에서 실시한 ‘최근 금리인상의 영향과 기업의 대응실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은 ‘2.91%’라고 답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5% 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발표하면서 석 달 만에 기준 금리 3.0%에 직면하게 됐다.
기업들의 자금운용에 비상이 걸리고 대출금에 대한 이자증가와 더불어 경제불황, 수출감소에 따른 저성장, 고금리 문제에 직면해 투자는 감소하고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불확실하고 빠른 환경 변화에 기업들은 최선의 선택을 위한 딜레마에 빠진다.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이 필요한가, 아니면 긴축을 통해 투자규모와 고용인원을 감축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이 경쟁우위를 갖기 위한 투자와 고용은 필수적인 노력이지만 번번이 정부 규제와 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충돌로 인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자구책을 마련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최근 기사를 보면 배달 인원이 45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배달 증가는 고용 증가를 가져와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 배달 이후의 직업 선택 폭이 좁아지게 된다. 정부가 오랜 시간 동안 추진해온 청년 창업과 동일하다고 본다. 청년 창업도 성공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실패하면 다음 직업 선택은 거의 없어지기 때문이다. 두 가지 공통점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접근할 수 있으나 지속가능성이 낮고 위험 부담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고용 문화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잘 나간다는 대기업의 경우 노조와 회사의 협의로 노동이 경직되고 기성세대가 영원히 기득권을 누리는 자리로 변질되고 있다.
현재의 청년 지원정책은 좁은 문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력 강화가 아닌 좁은 문에 못 들어가면 정부가 생활을 지원하는 정책에 집중이 되다 보니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단기 일자리에 집중하고 있다. MZ세대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유수의 기업들에서 제공하는 취업 기회는 바늘구멍보다 작은 게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발생한 청년 퇴직자들이 직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자신의 가치를 재고하는 젊은 세대층의 퇴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청년층 이탈을 막고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임금 인상, 워라벨 개선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들 이탈을 막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자리는 많지만 청년들의 구직기준은 높아 고용시장은 악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갈 일자리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각종 규제, 노조의 이해관계 등에 따라 노동 경직성이 가장 큰 이유이다. 현재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청년 취업과 같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먼저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됐다.
취업 준비를 위해 몇 년간 책과 씨름하거나 스펙을 쌓기 위해 다방면의 경험을 축적하는 청년 취준생들을 격려하기 보다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외치며 법을 어기면서까지 쟁의를 하는 사람들에게 정규직이 쉽게 보장되기 때문이다. 또한 직장에서는 다른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통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우대하기보다는 노동의 가치를 획일화해 열심히 일을 통해 보상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의욕을 꺾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땀의 소중함은 누구에게나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이다. 그러나 경직된 고용시장이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저성장, 고금리 시대의 고용변화는 뒷걸음 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