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이진윤<사진>의 컬렉션은 꿈을 꾸게 한다.
“나는 패션을 통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늘 고민한다”는 이진윤은 태생부터 천상 ‘디자이너’이다. “보는 이들이 ‘다른상상’을 하게 만드는 컬렉션”을 위해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성격을 뽀족하게 세우고 위통을 앓는다.
각자의 완벽한 개성이 인정되는 다양성의 시대에 이진윤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풀어내 패션피플들의 마음과 심미안을 열게 만든다. 혹자는 그래서 디자이너 이진윤에게서 ‘천재성’이 감지된다고 한다. 외모로 보여지는 모범생 캐릭터 만큼이나 이진윤은 젊지만 우리것의 소중함, 즉 한국적 정서를 세계가 공감하는 하이엔드 패션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뇌한다.
“우리것의 아름다움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인이 이해하고 근접할 수 있게 적절히 믹스시키고 서양의 언더문화를 우리의 색과 태도로 변화하게 함으로서 상위개념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이 이번 컬렉션에서 실현됐다. 스팽글 원단의 반사되는 빛을 오간자로 감싸 정제되게 만들어 한옥의 창호가 주는 빛을 재해석하는 가하면 서양의 페티시를 접목해 우아한 뮤즈를 상상하게도 한다.
최근 대구 DTC(대구 텍스타일 콤플렉스) 개관 기념 패션쇼에서 이진윤은 기라성같은 선배 최복호, 이영희, 장광효 디자이너와 같은 무대에서 컬렉션을 펼쳤다. 대한민국 섬유, 패션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미래의 성장을 추구하는 행사 취지, 그 이상의 수준 높은 패션쇼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음악과 무대, 모델과 메이크업, 워킹에 이르기까지 이진윤의 ‘유별난’ 주문이 느껴졌다. 모델의 선정과 메이크업 역시 철저한 연구로 제안함으로써 ‘꿈과 환상’을 더하려는 것이 이진윤의 의도이다. 조명숙, 김은심과 같은 연령대가 있는 모델들이 이진윤의 의상을 입어 관록이 풍성해지고 세련미 넘치고 우아한 런웨이를 실현케 한다.
이진윤은 “힘든 시대이기도 하지만 다양성이 점차 인정받는 좋은 때이기도 하다”면서 “그런 시대에 자신만의 차별화 된 아이디어가 있다면 틀림없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 차별화의 일환으로 이진윤은 ‘SEE SEW SEEN’으로 박사논문을 쓰고 특허를 냈으며 주식회사 씨쏘씬을 설립했다. 최근 이화동 벽화마을에 1호 매장을 준비하면서 꿈을 실현해가고 있다. 이진윤의 행보를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