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선진국다운 면모를 과시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에 비해 이미 관대할 만큼 열려있는 유럽 사회가 스스로의 목소리로 일상생활 속 미처 의식하지 못한 부분까지 평등을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열린 의식의 유럽 의회도 아름다운 외모 앞에서는 약해지는 것 같다. 같은 날 진행된 ‘지나치게 마른 여성을 모델로 쓰지 말고, 좀 더 현실적인 범위의 체형을 지난 모델을 출연시키도록 촉구’하는 별도 보고서에 대해서는 승인을 거부했으니 말이다.
외모 지상주의는 성차별의 벽 보다 높았다. 모델의 자유의지에 따라 외모를 가꾸고 투자하는 것은 ‘프로(Pro)’다운 모습이지만, 주위의 시선과 평가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아름다움이라는 껍데기의 ‘포로’로 잡아두고 싶은 대중들 이기심의 희생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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