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 생산기지 중국이탈 가속
업계, 역진출 모색에 정부지원 촉구
패션관련 기초 생산업체들의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생산기반의 수명을 ‘10년’으로 예고 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림동의 한 이너웨어 하청업체. 작업장을 채운 열명 남짓의 인력 중 ‘막내’인 김 모씨는 올해로 43세다. 십여년 전부터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많은 생산업체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고 국내에 남은 업체들 역시 신규 인력양성이 없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최근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사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세제 혜택이 줄고 각종 규제가 늘어나게 됐다.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작업환경의 질이 떨어지는 기초 생산업체들의 경우 인력 수급까지 힘겨워 졌다.
이는 비단 이너웨어 업계 뿐만이 아니다. 우븐·모피·피혁 등 패션업계 전 분야에 걸쳐 대두되고 있는 문제점이다.
국내 섬유·패션업체들의 중국 진출 전진기지 역할을 해온 대련의 경우 내년 ‘인텔’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무려 6만명의 인력이 필요한 대규모 공장이다. 섬유 관련 산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대련 지역 주민들의 선호도 또한 매우 높아 국내 진출 업체들의 인력 수급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중국의 최저 인건비가 4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업체들은 인건비 절감은 커녕 진퇴양난 상황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벌써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지로 중국 생산기반 업체들의 이동이 시작됐다”며 “그러나 진출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중국 내 공장에서는 최고급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인프라 구축이 충분하다고 보는 중국에서도 특정 퀄리티 이상의 제품 생산은 역부족인데 아직 제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제 3국으로의 진출이 옳은 것이냐는 것이다.
인프라 구축은 물론 시간과 품질 경쟁력까지 확보 가능한 국내로의 역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업체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국내에 최소한의 기초 생산기반은 확보돼 있어야 산업의 발전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국가의 장기적인 안목과 지원이 촉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