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테리어 인기·바닥재까지 등장
생활 편의 돕는 동물전용 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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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되는 ‘토킹 버튼’
반려 패션도 확대, 산업에 영향 커져
통계청에서 2020년에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15% 정도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추정된다. 조사에 따라서는 20%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만큼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인구가 우리 사회의 큰 부분이 되었다는 점은 기정사실이 됐다.
반려동물을 향한 반려인들의 애정이 커지는 만큼, 반려동물을 위한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사람과 유사한 의식주 생활을 갖게 되면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이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반려가구의 생활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인테리어·가전·상호작용의 세 가지 측면을 살펴보자.
첫 번째로 변화하는 것은 바로 집 안이다. 집은 반려동물이 가장 오랜 시간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반려동물에 최적화해 집 안을 꾸미는 일명 ‘펫테리어(펫+인테리어)’ 가 인기이다. 대표적으로 캣타워를 설치하는 것이 있다.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오르내리거나 좁은 공간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집 안에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가구 브랜드들이 이러한 반려인의 요구를 반영해 펫 특화 가구를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일룸에서 출시한 수납장 ‘클로캣’의 경우 수납장에 캣타워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외형은 계단식으로 높아지도록 하여 고양이가 오르내리기 좋게 설계하였고 수납장의 문과 내부에는 고양이나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디자인적으로 가미하였다.
뿐만아니라 소재의 변화도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인 가정집의 바닥재는 동물들에게 미끄러워 시간이 지나면 슬개골 탈구나 관절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한 바닥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음새를 좁게 하여 배변에 의한 오염을 최소화하는 바닥재, 스크래치에 강한 천 소재를 사용하여 내구성을 강화한 가구도 등장했다.
두 번째로는 반려가구 생활의 편의를 돕는 가전을 빼놓을 수 없다. 반려동물을 키우며 필연적으로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는 바로 털과 배설물인데, 이를 보다 편리하게 처리하기 위한 가전이다. 반려동물 털 전용 청소기는 일반적인 청소기보다 소형으로 디자인돼 미관상 귀엽기도 하고 긴 털을 빨아들이는 데 특화되어 있다. 더불어 헤드를 여러 가지 빗 모양으로 교체할 수 있어 청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털 정리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서 판매중인 ‘리틀 박스(Litter Box)’라는 배변 처리기는 반려동물의 화장실용으로 놓아두는 배변패드의 진화버전이다. 외형은 고양이가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숨숨집처럼 생겼는데 안에서 볼일을 보면 깨끗하게 닦아주기도 하고 배설물을 모아 처리하고 냄새가 퍼지지 않도록 관리해준다. 동물을 여러 마리 키워도 하나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며 각 동물의 배변 주기 등을 기록하여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을 돕는 것도 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과 대화가 가능하다면 주인에게 어떤 말을 할까?’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실제로 이러한 상상을 실현해보고자 고안된 기구가 존재한다.
통칭 ‘토킹 버튼(talking button)’이라 부르는 도구인데, 큼직한 버튼 위에 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단어가 적혀있다. 반려견이 특정 버튼을 누르면, 버튼에 해당하는 단어가 음성으로 재생된다. 반려견이 그림이나 단어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시연을 보이며 사용법을 훈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반려견과 교감할 수 있고 일종의 놀이처럼 활용할 수 있다.
반려인구가 커짐에 따라 패션 산업도 영향을 받는다. 어린 자녀와 부모가 스타일을 맞추어 입는 시밀러룩과 같이 반려동물에게도 자신의 스타일과 브랜드를 입히는 반려인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인간화되면서 볼캡, 방한 패딩, 구명조끼 등 품목이 다양해질 뿐만 아니라 럭셔리부터 스트리트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폭도 확대되고 있다. 이제 관련 산업에게 필요한 것은 반려생활에서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확장될지에 대한 상상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