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낙천적이고 활달한 곽현주 디자이너.
신진과 같은 외모이지만 사실 컬렉션 데뷔년도로는 선배 기성디자이너의 연륜과 내공을 자랑한다. 보여지는 외향성과 달리 컬렉션에서의 그녀의 작품들은 진지하고 꼼꼼하고 버라이어티해서 고민의 시간들과 작업의 강도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곽현주 그런 디자이너인 것이다.
2016F/W컬렉션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둘러싼 ‘음모자들’을 떠 올리며 의상들을 디자인하고 런웨이를 계획했다. 다소 무겁게 시작된 런웨이는 60여벌의 의상들의 소개되는 동안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듯 경쾌하고 사랑스럽고 밝은 분위기로 전환돼 갔다.
권총과 십자가, 꽃, 마리아 등 모티브가 등장하는 영상이 돌아가고 디자이너가 의도하고자 하는 컬렉션의 분위기를 패션피플들이 감지할 즈음 클래식한 체크 패턴의 수트를 입은 모델 박형섭이 등장하면서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수트나 자켓, 점퍼류 등은 어깨 부분의 스포티한 블랙 &화이트의 스트라이프 밴드를 비롯 소매와 자켓의 라인 등에 선과 스티치로 포인트를 줘 시선을 집중시켰다. 체크패턴의 다양한 등장, 호피 프린트등과의 믹스매치등 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섹시하고 스포티한 요소가 가미된 스웨트셔츠를 변형한 미니원피스, 복서나 수도승처럼 보이게 하는 반항적인 남성용 블랙원피스와 셔츠 등이 묘한 매력을 풍겼다. 후반부로 가면서 스카이 블루와 핑크 색상이 늘어나고 지난시즌부터 많은 이들의 호감을 자아낸 패치워크 패턴의 옷들이 속속 등장해 즐거움을 더했다.
여성미 넘치고 사랑스런 핑크와 러플, 하트문양 등도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줄리엣의 로맨틱함을 표현했다. 아이돌과 스타들의 대거 참석으로 플래시 세례와 축하분위기를 연출했던 곽현주 디자이너의 컬렉션 무대는 매머드급 글로벌스타로서 비전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