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과의 전쟁’ 그 원년을 보내며
지재권보호 최우수국가로 거듭났다
2006년 6월 30일, 벨기에 브뤼셀 WCO(국제관세기구, World Customs Organization) 총회장에서는 세계 각국의 지재권보호 노력을 소개하고 평가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날 선진국들을 물리치고 WCO 169개국 중 최우수상(WCO 2006 Trophy)을 수상한 것은 대한민국 관세청이었다. 그 뒤를 이어 2위는 헝가리, 3위는 프랑스와 이태리였다.
미국이 지정한 ‘지재권 감시대상국’ 등 국제사회의 냉정한 평가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세계 최고의 지재권보호국가로 거듭나겠다는 관세청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WCO 2006 Trophy’는 1970년 관세청 개청 이래 국제기구로부터 수여받은 최고 권위의 상으로, 그간 관세청 4,300명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선진 지재권 보호시스템을 구축한 결과였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짝퉁 수출국’이라는 국가이미지로 인해 세계시장에서 부당한 불이익을 당해왔다. 선량한 우리 기업들이 수입국 세관 통관시 매번 정밀검사를 받는 등 통관지연으로 인한 물류비용 상승으로 수출경쟁력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짝퉁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불식시키기 위해 관세청은 ‘06년 초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정보의 집중과 분석을 통한 전략적 접근, 특화된 전문시스템의 개발, 민·관 Partnership을 통한 공동대응, 그리고 적극적 홍보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라는 전략을 수립·전개하였다. 그 성과에 따른 ‘WCO 2006 Trophy’의 수상은 미국, EU 등 선진국으로부터 지재권 보호가 미흡하다는 오해를 해소하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국가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지식재산권은 기업경쟁력의 핵심이며 고부가가치 산업과 국가경제의 성장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선진 각국은 자국 기업의 지재권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단속과 함께 위조상품 수출국에 대한 통상압력 등 다각적인 행동을 취해오고 있다. 이에 금번 수상은 향후 FTA 등 각종 통상협상에서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에 대한 선진국의 통상문제 제기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협상 레버리지)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우리는 위조상품의 문제를 단순히 지재권 침해 범죄로 인식하여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이를 단속하는 국가기관의 문제로 국한하여 다루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위조상품을 찾는 소비자의 불감증에 대한 문제도 함께 거론할 시점이다. 소비자의 짝퉁 명품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여 위조상품이 양산되고 이를 통한 수익은 다시 범죄자금원으로 사용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품의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여력을 잠식하고 결국 국내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고용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위조상품의 근절은 위조상품 제조·유통업자를 단속하는 국가기관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소비자가 위조상품의 폐해를 인식하고 그 사용을 자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세청은 그간 지재권 보호활동 과정에서 보여준 선진 정보분석 및 위험관리 시스템을 국내외 단속기관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관세국경에서의 사전차단 시스템을 개발하며, 범정부적 차원의 대응전략을 도출 하는 등 지재권 보호 최우수 국가의 위상에 걸맞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대내외 유관기관 및 단체, 상표권자, 소비자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대국민 홍보 및 계도 활동을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 전개하여 건전한 소비문화 조성 및 공정한 무역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