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퍼씨’의 번개 맨투맨셔츠 카피제품 대형소셜에서 버젓이 판매
한국 단체들, 신진들 디자인·권익보호 위한 대변 역할 요구돼
패션이야말로 창조경제산업이라 부르짖으면서도 고부가 창출의 바로미터인 디자인 도용에 대한 대비책은 미비하다. 특히 패션산업의 미래인 젊은 디자이너가 개발한 디자인의 도용은 가뜩이나 기반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좌절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카피에 대한 도덕적 개념이 부재한 대형사들이 힘의 논리로 밀어 부치면 디자인개발에 대한 의지를 상실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 사례로 ‘캄퍼씨’ 브랜드를 운영하는 송승렬 디자이너(에스알 대표)는 최근 자체 개발한 번개문양의 스웨트셔츠의 카피제품으로 인해 된서리를 맞았다. 최근 핫하게 부상한 ‘캄퍼씨’의 번개문양 셔츠<사진>는 지난해 9월에 출시한 이후 유재석, 한채아 등 유명 연예인들이 TV에 입고 출연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마니아층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테지움테디베어에서 ‘캄퍼씨’가 개발한 번개맨투맨 셔츠와 동일한 디자인제품을 위메프에서 판매하면서 매출이 2/3로 떨어짐은 물론 구매고객들이 환불을 요청하는 가 하면 브랜드 이미지도 실추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현재는 위메프에서 해당 상품을 딜에서 제외한 상황이지만 대응과정에서 송승렬 디자이너는 물질적, 정신적 타격을 받았다.
송승렬 디자이너는 “어렵게 개발한 상품을 대형 소셜에서 반가격이하로 팔면 개인 디자이너는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소규모 업체의 지적재산권은 무시당하기 일쑤이고 본인은 물론이고 다수 디자이너들이 동일한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없다고 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불어 “개인 디자이너들이 이런 피해를 당해도 법으로 대형사들을 이기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인정해 주더라도 관련 제도등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기불황과 저성장 기조 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결같이 “독특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창의력있는 소규모 브랜드나 개인 디자이너는 제품을 개발하고도 당연한 권익을 보호받기가 어렵다. 소송을 해서 승소한다고 해도 비용과 시간, 이미지 손실을 만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패션산업이 세계적인 디자인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는 사례이다. 한국패션협회,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의류산업협회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협회, 단체들이 새해에는 소규모 브랜드사나 젊은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보호하고 부당행위에 맞서 공식적 항의를 해 줄수 있는 대변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