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 미만 풀뿌리 제조업 부활의 전기될 듯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 집적된, 줄잡아 2만여 개 안팎의 10인 미만 영세 봉제공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법률안이 마련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순옥 의원<사진>이 대표 발의한 ‘도시형소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도시형소공인지원법)’이 지난 4월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률은 기존 제도가 소상인에 집중돼 있던 편재성을 해소하고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소공인들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경제 최하부 구조를 이루는 영세 제조기업들을 우대함으로써 풀뿌리 제조업 부활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수혜대상은 2012년 기준, 도시에 사업장 및 시설을 보유한 10인 미만의 30여만개에 달하는 영세소공인이다. 종사자 수로는 88만명에 이른다. 사업체 기준 전체 제조업의 82.2%, 종사자 숫자로는 24.2%를 차지한다.
전순옥 의원은 “그동안 정부의 소상인공인 지원시책은 소상인에 집중됐고 10인 이하 소규모 제조업을 영위하는 소공인에 대한 보존·육성 시책은 전무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오랫동안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공인을 위한 제도적 법률적 지원근거를 마련하게 된 대표적인 민생법안”이라고 말했다.
법안 내용은 ▲도시형소공인 지원 종합시행계획 수립 및 실태조사 ▲도시형소공인 발전 기반 조성 ▲작업환경 개선 및 협업화 지원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산업부, 중기청, 고용부 등 정부 각 부처별로 흩어져 건별로 시행되던 각종 지원책이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되며 소공인을 우대할 수 있는 법률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 도시형소공인 지원센터를 설치해 도시에 집적된 각 영세 제조업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류산업협회 봉제업종합지원센터 김왕시 부장은 “의산협 전수조사와 통계청 수치를 감안하면 약 2만여 개 안팎의 봉제공장이 수혜대상이 될 수 있다”며 “도시형 집적지구를 지정하고 여기에 허브기능을 하는 센터가 설치돼 운영 및 시설 자금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법률안은 정부 각 부처의 반대로 기존안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 또는 누락돼 향후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안에 있던 산업기능요원 및 외국인근로자 우선배정이나 조세감면 등의 혜택은 수정 과정에서 아예 삭제됐다.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강력한 지원책이 빠져버린 것이다. 안전행정부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관련 정부 부처의 반대가 원인이었다.
민주정책연구원의 소상공인정책연구소는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을 우선 배정하거나 국세와 지방세를 감면하는 조항은 추후 다시 살려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도시에 사업장을 보유한 종사자 10인 미만의 영세 소공인은 월평균 158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장 보유 형태는 임차가 70.4%, 평균 면적은 10평 미만(315㎡)으로 나타났다. 도시형소공인지원법은 작년 12월 여야의원 88명이 서명하고 전순옥 의원이 대표발의함으로써 이번에 국회를 통과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