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하반기부터 獨 SGL 제품 수입판매
토종기술 태광 효성 GS ‘안방 지키자’ 맞불
태광그룹 효성그룹 SKC그룹 GS그룹과 일본 도레이그룹에 이어 삼성그룹까지 국내 고강도 복합소재 탄소섬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한·일 각 그룹사가 자존심을 건 뜨거운 승부의 장에다 유럽의 생산기술까지 가세가 전망되면서 앞으로 세계 시장의 향방을 좌우하는 풍향계로 급부상했다.
한국이 2020년 소비량 14만여t, 금액으로 5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큰 생산 축으로 떠올랐다. 이미 탄소섬유 글로벌 리딩 기업 일본 도레이가 한국법인 도레이첨단소재를 앞세워 구미공단에 1호기(연산 2200t) 준공·가동에 이어 2호기(연산 2500t)까지 기공에 들어갔다. 2012년 기준 도레이의 탄소섬유 글로벌 생산비중은 40%에 이른다. 또 일본 미쓰비시레이온은 SK케미칼을 파트너로 삼아 한국내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사업 추진에 나섰다. 양사간 전략적 제휴는 지난해 12월 이뤄졌다.
여기에 삼성그룹 계열 삼성석유화학이 올 하반기부터 국내시장을 겨냥한 탄소섬유 판매전에 나선다. 이를 위해 13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SGL사와 50:50 지분으로 공동판매법인을 세운다. 삼성은 앞으로 프리프레그 사업 가능성에까지 무게를 실었다.
세계 탄소섬유 시장을 리드하는 일본의 3강 가운데 도레이와 미쓰비시레이온이 한국에 경쟁적으로 생산기지를 세우고 글로벌 영토 확장의 전진기지로 삼은데 이어 유럽의 SGL까지 한국시장에 전략적 교두보 구축에 들어간 것이다.
국내 그룹사 역시 탄소섬유 생산에 맞불을 놓는다. 태광그룹은 지난해부터 연산 1500t 규모로 탄소섬유 생산에 나섰다. 앞으로 2~3배 생산능력 확장을 추진한다. 효성은 올 5월부터 연산 2000t 규모로 탄소섬유 생산을 본격화했다. 2020년까지 1조2000억 원을 투자, 연 1만7000t 탄소섬유 생산체제를 갖춰 나간다. 국책과제로 탄소섬유 생산에 뛰어 던 GS그룹은 원천기술 확립과 함께 2015년 양산에 포커스를 맞췄다. 기술 국산화와 생산은 GS칼텍스가 주도한다.
탄소섬유는 꿈의 소재라 불린다. 무게는 철의 1/4에 불과하지만 강도와 탄성률은 무려 10배, 7배에 이르는 탁월한 물리적 특징을 지닌다. 철·알루미늄 등 금속소재를 대체하는 첨단물질로서 자동차 풍력블레이드 등 산업용으로, 보잉787 에어버스380 등 항공용으로 각광받는다. 또 골프채 자전거 등 스포츠레저 용품으로 사용범위가 확대일로에 있다.
올 1월 미국의 산업 기업 및 국가별 보고서 온라인 검색엔진 리포트링커닷컴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탄소섬유 소비량은 4만5000여t, 금액 20억3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또 올해 약 5만1700t 소비량을 예상한 가운데 앞으로 연평균 15.4% 성장을 이어가 2020년 소비량은 14만여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탄소섬유협회 또한 올해 4만2000t에 이르는 소비량이 2020년에는 13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산업별 연평균 성장률은 산업용 18%, 우주항공용 12%, 스포츠 7%대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