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축소·매출정체 계산에 ‘지레 질겁’
변화만이 최선…리딩그룹 중심 터닝포인트 시급
코오롱을 제외한 주요 남성복 업체들이 올 시즌 뚜렷한 움직임 없이 S/S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S/S 물량 중 일부 아이템이라도 대박이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블랙이 트렌드 컬러로 부상해 블랙 수트와 그레이 스프라이트 수트가 인기를 끌면서 그나마 정장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또 쌍춘년 특수로 예복이 팔려나가고 F/W에는 남성 캐주얼의 인기가 점진적으로 높아지면서 ‘퍼 트리밍 점퍼’가 인기를 얻으며 매출을 만회했다.
그러나 올해는 뚜렷한 호재가 없고 아이템도 전년과 비슷해 지난 시즌과 차이점이 없다는 것이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물량을 소폭 증가해 대대적인 공격 영업을 통한 매출 올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업체들의 부담감은 대폭 늘어났다.
매장 개설도 문제지만, 매출도 당장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히트아이템 ‘학수고대’
남성복 업체 대부분의 영업 책임자들은 난감한 상황을 토로했다. 한 업체 영업담당 임원은 “올 시즌 영업이 최악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장 축소는 물론 매출 정체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성복 영업팀은 히트아이템이 나오길 고대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블랙수트든 뭐든 시즌을 밀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며 “디자인팀에서도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히트 아이템 부재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올 시즌 남성복 업계는 돌파구가 없다는 것이 업계 전반에 걸친 의견이다. 특별한 유통망도 대책도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만 지나가면 시장 자체가 안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올해가 남성복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바이어는 “수년째 같은 모습으로 움직이는 남성복이 올 시즌을 기점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내부 입장이다”라며 “어떤 식으로든 백화점에서도 대대적인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감성적 마케팅 접목 절실
남성복 업계가 올 시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일단 매출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브랜드를 지속시키기 위한 중·장기 계획의 수립도 필요하다. 그러나 업체들의 어려움은 이 같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일단 눈앞의 해결책은 히트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한 브랜드 관계자는 “당장 창고 사용비라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토로했다.
남성복 업계는 총체적인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다. 공격 영업, 스타 마케팅 외에 고객의 소비를 이끌어낼만한 중요한 포인트가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보수적인 남성들을 패션과 소비에 융통성 있게 만드는 감성적 관점의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또 여성보다 남성들이 매니아 성향이 많은 만큼 DSLR카메라나 자동차처럼 매니아를 위한 브랜드 육성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침체에 빠진 남성복 업계는 뚜렷한 트렌드부재와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는 마케팅에 의존하지 말고 고비를 돌파해야 한다.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