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간 과잉경쟁 때문에 수출유망상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ITY 싱글스판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삼일니트·상현 등 국내 대형 화섬니트업체들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격파괴전이 거듭되면서 채산성 없는 출혈수출에 한판승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kg기준 4500원에 달했던 ITY 싱글스판 수출가격이 1년 만에 수출가격이 최고 38% 폭락한 28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국내 대형 화섬니트업체들이 국내보다 가격이 싼 중국 및 말레이시아·태국산 POY를 대량으로 수입, 제품생산에 나서면서 가격경쟁을 일삼은데 따른 것.
이들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최우선 무기로 삼아 한국산 섬유제품으로서는 거의 드물게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ITY 싱글스판을 대량생산, 물량공세를 통해 시장을 초토화시키면서 이를 경쟁력이라고 주장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반면 국내산 POY를 구입, 이 품목을 특화제품으로 생산하는 승연무역 등 중소 화섬니트업체들은 kg기준 수출가격이 3200원에 이르는데도 이 가격으로는 수익성을 내기가 어렵다며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 대형 생산업체들의 가격파괴가 너 죽고 나 살기 식의 파행적인 수출형태로 거의 고착화되면서 치유불능 상태에 도달아 시장보호를 위한 업계의 공조전략도 이젠 물건너 갔다며 대형 수출업체들의 가격횡포에 원성을 높였다.
ITY 싱글스판은 지난 2001년 국내업체인 승연무역(대표 김상규)이 최초로 개발한 이후 지난 4년간 국내 업체들의 수출 규모가 20억 달러를 상회할 정도로 인기품목으로 각광받아 왔으며, 이태리·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아직 생산하지 못하는 까다로운 기술을 요하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