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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해탈(解脫=모든 인간사들 구속에서 벗어나 편
안한 심경에 도달)의 경지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다만 인간이 70을 넘기고 보면 도(道)를 닦는 고승
(高僧)과 흡사(?)한 정도(正道)에 눈이 트인다고 했던
가.
그래서 옛말에 사람이 70세까지 살기「인간칠십고래희
(人間七十古來稀)」가 힘들다 했고 따라서 그 때부터는
스스로의 언행(言行)이 바른 길(正道)에서 쉽사리 벗어
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인간적 수양(修養)의 높은 경지를
말함이리라.
─낚시군 실타래子는 천학비재(淺學菲才)인지라 만사에
곧 감탄감동하기에 곧잘 길섶의 조약돌인냥 「대자연」
의 오솔길에서 한송이 들꽃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곤 혼
자 고소한다.
그것은 사랑했던 사람들의 추억과 회한의 돌이킬 수 없
는 소소한 일들이지만─.
─어쨋거나 60년 가까운 낚싯길에서 스스로 얻어진 무
욕(無慾)의 편안함과 모두에게 감사할줄 아는 자각에서
일 게다.
높푸른 하늘 밑 펼쳐진 물가에서 정겨운 친구들과 낚시
를 드리우고 있다는 사실은 태양과 공기와 땅과 공기가
있기에 ─하는 깨달음에서 삶의 기쁨이 배가해온다.
▼그래서만도 아니지만 낚시에 물려 올라온 붕어들과는
독백아닌 대화가 제법 흥겹다.
“어쩌다 이랬니? 배가 고팠다구? 여기 술 한잔 마셔
볼테냐? 어어 벌써 비틀거리는 구나? 그래그래 너는
틀림없는 취어(醉魚)로다.
정녕 취어라면 <미끼> 따위는 안중에 없었을텐데….
온통 세상이 빙빙 돌테니까─.
그래 맞았다─. 차라리 각박한 세상이라면 취어가 된
너와 더불어 취해보고프구나. 웃읍지도 않은 세상사 다
잊고 우리 같이 취해 덩실덩실 춤추어 보자꾸나─”.
▼설날과 우수가 지나갔으니 경칩도 멀지않다.
또한 2월 한달도 내일 모래면 끝난다. 봄의 서곡이 잔
잔하게 울려퍼져 온다.
─이제 얼음이 풀리고 나면 곧 「봄 낚시」의 막이 오
른다.
그렇다. 봄은 희망과 소생의 기쁨이 <대자연>과 함께
메아리치는 계절이다.
2월의 끝판에서 “이태백”의 시 한토막을 음미해 본
다.
하늘에 달 있은지 그 몇 해던가
잠시 잔을 멈추고 한 번 묻노니
사람 뉘라서 저 달 잡으리
제 도리어 사람을 따라옴을….
(中略)
봄 가을 겨울 있어
흰 토끼는 약을 찧는데
항아(姮娥)는 외롭지 않은지 ─
이웃이나 있는지?
원컨대 노래하며 밝은 그 빛
길이 비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