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점포 늘어만가는 동대문 도소매상가
성수-광장시장 연계 성장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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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코리아가 로컬콘텐츠 힘
민관합동협의체 구성 등으로 돌파
수제화 거리로 알려졌던 성수동은 이색 공간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핫플레이스로 등극하면서 MZ세대와 해외 관광객 등이 꼭 들리는 곳이 됐다. 서울시 지하철 승하차 인원 정보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하루 성수역을 이용한 승차 인원은 4만5635명이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날(3만3267명)보다 약 1만2000명 이상 늘었다.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장시장(종로구 예지동 일대)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다. SNS 등을 통한 스타들의 방문은 이곳을 더 유명지로 만들었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샘 스미스가 두 번이나 들른 광장시장의 ‘고향 칼국수’ 등이 유명세를 탔고 팬들이 스타가 방문한 곳을 직접 체험하는 성지순례에 나서기도 한다.
극소수 관광객은 성수역 혹은 광장시장에서 동대문까지 유입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관광객들은 DDP만 보고 동대문 인근 상가가 활성화되지 못해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바로 떠나버린다.
성수동과 지하철로 이동하면 10여분 거리에 있는 동대문시장은 화려했던 밤 불빛이 꺼졌다고 할 정도로 적막하다. 동대문은 DDP를 둘러싸고 34개 상가건물이 있다. 소매업 위주인 굿모닝시티쇼핑몰, 밀리오레 등은 공실률이 70%가 넘는다. 도매업 위주의 상가에도 빈점포가 늘어간다. 신규 상인들 유입은 없고 동대문 상권 안에서 조금 더 저렴한 상가로 옮기고 있다. 그럼에도 동대문 연관 사업은 10조 이상이 거래되는 곳이다.
동대문패션시장은 온라인 등에서 신규 런칭하는 브랜드와 도매업자들이 찾는 곳으로 없어서는 안되는 곳이다. 입점상인과 상가단 등에서 새로운 유통 채널 확보에 나서고 디자인에서 제조, 판매까지 원스톱 유통되는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10월초 만난 한 도매업자는 “55년 넘게 동대문에서 도매 제조업을 했지만, 작년과 올해가 가장 힘든 해 중에 속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K콘텐츠 위상이 높아진 현재, 위기 속에 기회가 생기고 있다. 연간 10조 이상 거래되는 패션시장인 만큼 소멸되도록 두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촌한옥마을과 광화문 등에 매장이 있는 소매업자에 따르면 매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많이 찾는다. 한국 디자인과 생산 제품으로 승부를 낼 것이다”고 전했다.
원단을 비롯해 액세서리 부자재 업체가 많은 동대문종합상가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경기침제와 소비심리 급감으로 원단 등 많은 동대문 섬유 기업들은 현재 겨우 버티고 있다. 동대문 시장은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뚝심있게 국내 제조를 통해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기업들도 있다.
국내 원단을 제조 유통하는 섬유업체 대표는 “40여년 원단 회사를 운영하면서 지금처럼 어려웠던 때가 없었다. 패션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매출이 늘어나면 날수록 중국 등지에서 더 저렴한 원단을 원한다”며 “국내 제조기반의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동대문 원단시장 매장도 3~4년전보다 비는 가게가 더 늘고 있다. 이 업종이 레드오션일 수 있지만 고품질의 원단과 새로운 유통 등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생존해법을 찾고 있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성수동 일대가 팝업 성지로 등극하고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핫플레이스가 된 것처럼, 동대문에는 DDP와 K패션이라는 콘텐츠가 풍부하다. 광장시장과 성수까지 연계해 패션 콘텐츠를 결합시켜 성장시킬 투원투수는 없는가. 서울시와 지자체 및 협단체,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문화 관광 패션 활성화에 나서야한다. 도소매를 합친 동대문 패션시장만 놓고 봐도 연간 몸값은 10조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