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냉감소재 시장, 34.4억 달러 규모
한반도의 여름 날씨가 마치 동남아 기후를 닮아가면서 냉감 의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냉감 소재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에는 34억 4000만 달러(4조 7100억 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21년 23억 5000만 달러(약 3조 2,206억 원)로 전년대비 18% 이상 확대됐다.
최근 냉감소재 아이템들 또한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단순 가벼운 소재의 티셔츠 정도가 전부였다면 현재는 이너웨어부터, 바지, 반려동물용 의류까지 다양한 냉감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옷을 입었는데 더 시원한 냉감 의류 원리는 무엇일까. 200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진화된 냉감 소재와 그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어떻게 하면 땀을 없앨 수 있을까”에서 냉감소재 탄생
무더운 여름철 체온을 내리는 가장 기본적 원리는 몸에 난 땀을 빠르게 기화시켜 원래의 상태로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다. 냉감의류의 대표적인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쿨맥스(CCOLMAX®)’ 소재는 이러한 땀을 어떻게 빨리 없앨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탄생했다.
‘쿨맥스’는 1986년 섬유 및 인테리어 개발 업체 인비스타(invista)가 개발한 폴리에스테르를 이용한 합성 섬유 원단이다. 쿨맥스는 흔히 ‘네 개의 채널 섬유’로 불리는데 이는 공기와 수분이 드나드는 통로, 즉 채널이 네 개로 구성되어 그 갈래로 공기와 수분이 빠르게 이동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둥근 단면의 섬유와 달리 직사각형 단면의 쿨맥스 섬유들은 표면적을 20% 이상 넓혀 보다 빠른 흡속·속건 기능을 자랑한다.
쿨맥스 소재는 등산 활동이나 격렬한 야외 스포츠 의류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자외선 차단과 항균 방취 등 업그레이드된 기능성을 더한 쿨맥스 제품들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열 흡수·방출해 적정 온도 유지하는 PCM
이후 냉감 의류는 소재단을 넘어 기술을 입고 진화하기 시작했다. 온도 조절 기능성 상변화 물질인 PCM(Phase Change Material)을 섬유에 적용해 선보인 것. PCM 섬유는 원래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 우주복을 위해 처음 개발한 물질이다. PCM은 주변 온도가 약 28℃가 넘어가면 고체에서 액체로 변화하며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즉, PCM 기술은 소재의 구조나 형태를 이용해 땀의 증발을 돕는 것이 아닌 직접 상태가 변화 할 때 일어나는 열의 흡수·방출 성질을 이용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원리이다. 이런 원리로 PCM은 냉각, 보온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특히 아웃도어 업계에서 PCM 냉감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지난 2022년 냉감 기능성 라인 ‘아이스콜드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시리즈는 PCM 기술에 수분과 접촉 시 열을 흡수하는 접촉냉감 효과가 우수한 자일리톨(XYLITOL)을 첨가한 PCM-α(알파) 프린트를 아웃도어 업계에서 단독으로 적용했다. 흡열기능으로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항온성에 즉각적인 시원함을 주는 접촉냉감이 더해진 이중 쿨링으로 무더운 날씨에도 쾌적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정점의 하이큐, 순간 접촉 냉각·연속 증발 냉각
냉감 기술의 정점은 하이큐(HEIQ)다. 스위스의 섬유 가공 기술 기업 하이큐(HEIQ)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하이큐는 순간 접촉 냉각과 연속 증발 냉각을 모두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섬유 기술이자 이중작용 섬유냉각 신기술이다. 하이큐 쿨 원단은 피부에 닿는 순간 시원한 촉감이 느껴지는 기존의 냉감 기술을 넘어 이중냉각 기능으로 피부 온도를 지속해서 조절한다. 땀이 나기 직전에 땀을 식힘으로써 열의 축적을 지연시키는 원리를 지녔다. 현재는 네파,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등 기능성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이큐 쿨 기능을 적용한 네파의 ‘아이스테크쉘’은 올여름 출시됐다. 옷을 입으면 땀이 나기 전에 냉각, 이후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강력한 쿨링감을 선사한다. 이 시리즈는 미세한 구멍으로 이루어진 에어닷 벤틸레이션 소재로 몸에서 발생하는 열기와 습기를 즉각적으로 환기시켜 통기성도 극대화했다.
네파 브랜드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장마가 길어지고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를 주축으로 변화된 기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냉감 의류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며 “네파는 앞으로도 더 향상된 아웃도어 기술력을 접목한 냉감 의류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