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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 60 - 버섯가죽, 대량생산·가격 경쟁력 맞추면 이상적 가죽대용품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 60 - 버섯가죽, 대량생산·가격 경쟁력 맞추면 이상적 가죽대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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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류소재는 섬유로 구성된 원단이다. 그렇다면 가죽도 섬유일까. 뒷면을 보면 알 수 있다. 피부를 구성하는 주재료인 콜라겐 단백질이 섬유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물론 다른 동물의 가죽도 콜라겐이 주성분이다. 원

단은 섬유를 실로 만들고 실로 제직이나 편직을 거쳐 완성된다. 그런데 가죽은 실을 거치지 않고 제직이나 편직도 불필요하다. 즉, 섬유가 곧바로 원단이 된다. 부직포가 그렇다.

가죽은 단백질 섬유로 만든 부직포인 것이다. 가죽은 최고의 아우터웨어(Outerwear) 의류소재이지만 이를 얻기 위해서는 동물을 죽여야 한다. 양가죽은 최상의 의류소재이지만 한 마리의 동물에서 단 한 번만 채취 가능하다. 그에 비해 양털은 매년 재사용이 가능하다. 털이 가죽보다 더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한 소재인 것이다. 물론 보온 성능도 가죽보다 더 탁월하다.

동물을 죽이지 않고 가죽을 얻을 수는 없을까. 요즘 유행하는 합성가죽은 유일하게 섬유로 만들지 않은 원단이다. 폴리우레탄 거품을 굳혀 레이온이나 면 원단에 부착하여 만든 것이다.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되니 가죽보다는 나아 보이지만 잘 썩지 않는 합성 플라스틱이라는 점이 꺼림칙하다. 그리고 합성가죽은 내구성이 떨어진다. 마찰에 취약하고 불에 한번 그을리면 끝이다. 물성이 너무 약해 성능으로만 보면 가죽의 대안으로 크게 부족해 보인다.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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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질기다는 속성으로 가죽을 사용하려는 디자이너에게 대체품으로 합성 가죽은 잘못된 선택이 된다. 전동 안마기에서 마찰을 가장 심하게 받는 부위에 합성 가죽을 사용하는 이유가 그 때문일수도 있다. 너무 견고한 제품은 기업의 성장을 어렵게 한다. 

최근, 동물의 피부가 아닌 제2의 가죽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식물도 아니다. 가죽처럼 섬유로 되어 있으며 단백질과 키틴(Chitin) 그리고 셀룰로오스로 구성된 부직포가 존재한다. 버섯이 그 주인공이다.

셀룰로오스는 면이 그런 것처럼 식물성 섬유의 기초재료이며 키틴은 곤충의 단단한 외피를 주로 구성하는 가장 딱딱한 탄수화물의 일종이다(셀룰로오스와 키틴은 자연에서 가장 흔한 다당류인 포도당의 중합물이다). 생물군에서 동물도 식물도 아닌 균류에 속하는 버섯은 균사가 가지 치듯 성장하면서 자라는 균사체와 자실체로 이루어진 생물이다. 

이 작업은 균사체 세포를 실험실의 접시 위에 세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세포는 균사라고 불리는 일종의 섬유질을 확장하면서 성장하는데, 셀룰로오스가 공급되는 영양분이 된다. 볼트는 균사체에게 옥수수 찌꺼기를 먹였다.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와 같은 성장 조건을 잘 맞춰주면 균사가 매우 촘촘한 섬유질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 결과가 버섯가죽이다.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
균사체가 충분히 성장하면 적당한 크기의 조각으로 자르고, 무두질하여 동물가죽을 만드는 것과 똑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균사체는 썩지 않기 때문에 동물가죽 생산공정에 들어가는 다량의 소금과 화학 물질처리가 필요 없어 환경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균사체를 특정 모양의 금형에서 배양하면 평면이 아닌 3차원 입체 모양을 만들 수도 있어서 핸드백의 금속 부분을 버섯가죽으로 설계할 수도 있다. 이런 백은 MM(Mono Material)제품이 돼 자연에서 생분해 될 때 금속파편을 남기지 않게 된다. 

방수 가죽
우리가 비를 맞아도 피부가 퉁퉁 불거나 쭈그러들지 않는 것처럼 동물의 피부는 천연 방수이다. 하지만 살아있을 때만 그렇다. 동물이 죽으면 방수기능을 상실한다. 그 때문에 가죽은 물과 상극이다. 알다시피 가죽 제품에 비를 맞히면 가치를 상실한다. 그에 비해 균사체는 애초에 소수성이기 때문에 투습방수가 가능하다.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만 갖춘다면 이상적인 가죽 대용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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