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업사이클링을 통한 재고 소진에 주력했다면 앞으로 10년은 환경보호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다.”(코오롱FnC CSO 한경애 전무)
“친환경 제품을 백 개 사는 것보다 플라스틱 한 개를 백 년 쓰는 게 낫다. 단순한 소재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전은경 전시기획총괄)
패션은 지구에 회개할 수 있을까?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가 패션의 죄를 묻는 전시회 ‘래;콜렉티브: 25개의 방(Re;collective: 25 guest rooms)’의 미디어 프레젠테이션을 21일 신사하우스에서 진행했다. 각자의 영역에서 지속가능성을 도모해온 다양한 아티스트, 디자이너, 기업과 브랜드가 모여 친환경 패션의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전시회로 신사하우스 2개 동, 총 25개 방에 각자 다른 주제로 구성됐다.
이도은 래코드 브랜드 매니저는 브랜드의 10년을 기록한 ‘래코드 존’을 둘러보며 “지구의 아픔을 걱정하는 것만으로는 소용없고, 이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래코드 존’에서는 지난 10년간 브랜드 아카이브와 래코드의 23SS 신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래코드 신제품은 이로와 럭키슈에트의 재고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내년 3월 판매 예정이다. 아름지기, 픽셀킴, 라코스테, 진태옥, 지용킴 등 래코드와 뜻을 나눈 여러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소개됐다.
박스 아뜰리에, 리테이블과 리컬렉션 등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리테이블은 일반인이 직접 업사이클링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22일부터 네이버 예약을 받아서 진행한다. 이외에도 방탄소년단이 입었던 의류를 재창조하고, 폐기된 자동차 에어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래;콜렉티브’ 전시 기획을 총괄한 전은경 월간디자인 전 편집장은 ‘프렌즈 존’의 도슨트를 맡아 문승지, 연진영처럼 래코드와 인연이 있는 디자이너, 아티스트들과 기업들의 작업을 소개했다. 우한나 작가의 장기를 형상화한 폐원단 가방, 세계적인 가구기업 카르텔의 친환경 소재 가구,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와 현대차가 협업한 자연친화 공간 등이 인상적이고, 지구에 끼친 ‘우리의 죄’를 고백하는 아워레이보의 전시실이 주목을 끌었다.
이번 전시는 래코드 브랜드 런칭 10주년을 기념해 10월 22일부터 11월 10일까지 신사하우스에서 진행된다. 한편 래코드 관계자는 한해 재활용하는 코오롱FnC의 재고량을 묻는 질문에 “수작업 소량생산하는 래코드 제품으로 30개 넘는 코오롱FnC 브랜드의 재고를 모두 소진하기란 매우 어렵다”면서 “이번 전시는 코오롱FnC를 비롯한 많은 패션업계들에게 친환경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알리고 동참을 촉구하는 자리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