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디시

플랫폼의 꽃 ‘브랜드’ 투자 붐, 약인가 독인가
플랫폼의 꽃 ‘브랜드’ 투자 붐, 약인가 독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투자업계 특성상 지나친 숫자 중심 비즈니스
투자처 지분 높을수록 주인의식 해이해지는 게 독

#하고엘엔에프의 투자 성공 사례로 꼽히는 브랜드는 단연 ‘마뗑킴’이다. 100억 원이 안 되는 매출 규모에서 투자 수혈을 받은 마뗑킴은 이후 2년 만에 연간 500억 원, 향후에는 온라인 단일 브랜드로 1000억 원까지 내다보는 브랜드로 폭풍 성장 중이다.

#대기업으로부터 투자 받은 한 브랜드는 현재 2년 만에 이 기업으로부터 수혈받은 대여금(40억 원 가량)을 갚기 위해 다른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서로 방향성과 목표에 대한 의견 조율에서 불협화음이 생기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iStock

플랫폼 전성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디자인 뿐만 아니라 디지털마케팅, 컨텐츠 기획력에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패션 브랜드(온라인 브랜드 포함)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투자로 성장 지원금을 수혈 받은 브랜드들이 성공 기반을 만들고 외형을 확대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실패사례도 많아 주의를 요하는 상황이다. 투자 이후 오너의 보상심리 작용, 횡령 등 오너리스크가 생기거나 성장 정체나 역신장, 의견 조율 불일치, 오너 또는 디렉터 이탈 등 이유는 다양하다.   

마뗑킴은 재무적 투자(FI)와 전략적 투자(SI)를 동시에 진행해 외형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이뤄낸 결과다. 마뗑킴은 투자를 받은 이후 대기업 출신의 COO(Chief Operating Officer)를 영입하고 내부의 사업방향 수립과 모기업의 물류기지 활용, 시스템, 조직, 경영, 기획 MD등 전반의 프로세스 보완과 체계마련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온라인 여성복 한 관계자는 “플랫폼 내 수천 개의 브랜드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장세가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자본의 힘이 필요한 타이밍이 온다. 노출과 빈도 싸움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적기에 자금력이 절실하며 뒷받침된다면 브랜드를 붐업 시킬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가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온라인 브랜드 대표는 “지난해 연간 37억 여원 매출을 올렸다. 외형을 키우고 싶어도 생산물량에 대한 자금과 재고에 대한 부담이 커서 선뜻 물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객 접점을 높이기 위한 팬덤 형성이 필수다 보니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자력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힘들어지고 있어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플랫폼 내 전개 브랜드 중 70%가 연간 매출 10억 원 수준이라는 것이 현실이다. 외형이 커지기 시작하면 관리 허술과 경영 전반에 구멍이 생겨 한계에 부딪힌다. 또 스몰 비즈니스 위주의 온라인 단일 브랜드들은 외부 자금 뒷받침 없이 연 매출 50~70억 원 구간에서 성장 정체를 겪기도 한다. 내수가 커지는 시점에 해외로 수출 규모를 늘리면서 아이덴티티를 유지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또는 볼륨화를 위해 브랜드 대중화 전략을 펼친다. 이들 대부분은 내수에만 갇혀있는 형국으로 브랜드 피로감이 오면 생명력이 끝나는 수순을 밟기도 한다.  

투자 유치 경험이 있는 한 브랜드 대표는 “재무적 투자 유치 이후 가져가는 돈이 줄었다. 나는 그저 고용된 직원으로 남의 회사에서 일하는 기분이다. 일은 더 많아졌는데 ‘재주 부리는 곰’이 된 기분”이라고 밝혔다. 또 “한 두시즌 판매가 부진할 때도 있는데 기다려주기보다 숫자와 결과로만 간섭이 들어와 위축된다. 디자인 크리에이티브보다 안전한 상품 기획에 치중하면 한번씩 괴리감에 빠진다”고 밝혔다.    

국내 패션산업은 홀세일이 아닌 프랜차이즈화된 유통구조 특성과 뚜렷한 투자 성공 사례에 대한 계보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투자와 동시에 단기간 회수계획을 위한 숫자 중심의 비즈니스가 여전하다는 것이 투자 업계 분위기다. 

투자 협상에 여러 번 경험이 있는 한 온라인 브랜드는 “패션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투자처의 중장기적인 시각과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 LVMH나 케링그룹의 세계적인 패션사들처럼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철저히 존중해 주며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한 주변 생태계를 잘 만들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FI뿐만 아니라 SI 시각에서 실무와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투자자와의 시시각각 의견 조율과 서로간의 탄탄한 파트너십 및 신뢰 구축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5-11-20
  • 발행일 : 2015-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email protected]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