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웨비나로 소통
“저는 1971년에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제 아버지는 1950년대에 시작하셨죠. 지금 여성의 가방에 대한 관점이 얼마나 변했는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클라우디아 피렌쩨, 미펠 참가업체)
3층 미펠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이탈리아어가 들린다. 조용한 전시장 끝에 커다란 스크린에서 현지 디자이너들이 브랜드를 소개하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입구에서 QR코드로 카탈로그를 다운로드하고 입장하면 된다. 종이를 주고받으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옮을 확률을 줄였다. 참가업체는 모두 가방만 전시하고 직접 참가하지 않았다.
한국인 직원이 현장에서 브랜드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미펠 주최 측은 전시회 시작 전 이탈리아 현지 기업 대표들과 한국인 직원이 영상통화로 전시 내용을 공유해 현장감을 살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 2명씩 짝지어 온 바이어나 방문객들은 조용히 가방에 달린 태그를 살펴보거나 직원에게 가방 소재를 묻고 사진찍었다.
참가업체 중 필리니오 비소나(PLINIO VISONA) 소개를 맡은 직원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현지 디자이너가 미펠 시작 전 중요한 정보와 주고받아야 할 내용을 공유했다”며 “바이어에게 어떤 가방을 소개할지와 오더가 들어왔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함께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필리니오 비소나는 가장 기본형인 가방을 부스 가운데 전시했다.
70년이 넘는 시간동안 디자인을 거의 변형하지 않고 고수했다. 주로 소가죽과 양가죽, 포니(조랑말)가죽을 사용했다. 함께 놓인 다른 브랜드 속에서 눈에 띄게 하기 위해 다양한 가격대의 가방을 전시했다.
작년 10월 첫 비대면 전시회를 연 미펠은 지난 13일 두번째 비대면 쇼룸을 오픈했다. 13일부터 16일까지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 3층과 4층에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시스템을 조절한 비대면 미펠 쇼룸이다.
줌(Zoom)에서 실시간으로 대화해 현장감을 살리고, 코로나19 감염은 최대한 줄였다. 대부분 참가업체는 70년 이상 가죽제품을 생산한 브랜드로 지난해 첫 비대면 전시회 참가경험을 높게 평가해 이번 미펠 전시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상황에도 한국은 이탈리아 가죽상품 수출 부문에서 2019년 대비 0.5% 신장한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은 이탈리아 가죽상품 수출 4위에서 3위국가로 올라서면서, 작년 10월에 이어 올해 4월 미펠을 개최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 가죽제품제조사협회 아쏘뺄레띠에리(Assopellettieri)와 미펠 총괄 매니저 대니 달레싼드로(Danny D’Alessandro)는 “우리는 미펠 개최 며칠 전 클럽하우스(음성대화플랫폼)에서 먼저 한국 바이어들과 이야기하며 이탈리아 가죽제품 웹세미나를 열었다”며 “작년 10월에 영상회의를 통해 기업 대표와 바이어가 소통하는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성공적이었고, 올해는 조금 더 보완해 미펠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