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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Report-4] 남성복 시장 쥐락펴락하는 패션 커뮤니티
[MZ Report-4] 남성복 시장 쥐락펴락하는 패션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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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대신 뜨는 꾸안꾸 캐주얼
비싸고 품질좋은 가성비 유행

#“홍대 가면 널렸잖아요. 홍대피플, 홍대패션이라고 하는데 실제론 온통 까만 옷에 체인 목걸이에 피어싱한 친구들이요. 아니면 와이드핏(바지)에 비니 쓴 아메카지(워크웨어를 일본 복고풍으로 해석한 옷차림). 디스커버리 입는다고 비난하는데 실제론 여름 길거리엔 비바스튜디오나 디스이즈네버댓, 겨울에는 스톤아일랜드 로고 자주 보죠.” -김정연(가명·22)

#“패션 유튜버가 추천하면 팬들이 무조건 사더라고요. ‘이 브랜드 이 옷 좋아요’ 리뷰하고 패션 커뮤니티에서 입소문 타면 순식간에 팔려요. 남자분들이 유독 그런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요.” -최준원(가명·23)

가로수길에 아메카지룩을 입고 길을 걷는 한 남성. 남성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어떤 브랜드 옷이 아메카지와 잘 어울릴지 추천하고 구매 인증글을 올린다.사진=한국섬유신문 DB.
가로수길에 아메카지룩을 입고 길을 걷는 한 남성. 남성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어떤 브랜드 옷이 아메카지와 잘 어울릴지 추천하고 구매 인증글을 올린다.
사진=한국섬유신문 DB.

한국에도 남성이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남성을 중심으로 국내 남성 패션시장이 서서히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 옷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부분 패션 커뮤니티는 성별을 가리지 않지만 남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남성 패션 커뮤니티’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성 소비자는 스스로 판단해 옷을 사는 반면, 남성 소비자는 (실패하지 않는) 안전한 옷을 사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2010년까지 남성패션이라고 하면 잘 차려입은 정장 한 벌을 떠올리기 마련이었지만, 2018년 유행한 딘드밀리(가수 딘과 랩퍼 키드밀리 힙합패션) 트렌드 이후에 본격적으로 명품을 데일리룩으로 소화하거나 아메카지룩을 입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느낌을 주는 댄디룩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옷 좀 잘 입는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꽤 괜찮은 브랜드 옷을 입어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은 남성들이 늘어나면서다. 

국내에서 가장 큰 패션 커뮤니티 디젤매니아는 브랜드에서 수수료를 내고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창구로 쓰인지 약 7년이 넘었다. 패션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원들은 유행에 민감해, 유행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누구나 입는 옷은 거부한다. 국내 브랜드에서 답을 찾는 분위기로 이어져 해외 명품 브랜드와 비슷한 국내 브랜드를 찾아낸다.

최근 남성 패션 커뮤니티에서 핵심이 되는 단어는 ‘가성비’다. 현재 패션 커뮤니티에서 가성비란 가격 대비 기능을 따지지만 반드시 가격이 저렴할 필요는 없음을 뜻한다. 소재 혼방율을 따지고, 핏이 괜찮은지, 어떤 옷과 어울리는지 하나하나 따진다. 니트 한 장에 20만원이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 코트 한 벌에 100만원을 쓰는데도 거리낌이 없다.

어디에나 어울리는 옷을 사서 오랫동안 입겠다는 흐름이다. 솔타시(솔리드옴므, 타임옴므, 시스템옴므)가 남성 패션을 대표하는 단어로 정착한 이유기도 하다. 반대로 무신사를 주축으로 중저가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패션 커뮤니티 회원은 “비싼옷(솔타시)은 스테디(유행타지 않음), 요즘은 가성비가 유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패션 커뮤니티를 즐기는 연령대가 최대 10대 후반까지 낮아져 쿠어 같은 브랜드가 낮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해석이다.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패션 커뮤니티는 디젤매니아, 짱구대디, 고아캐드(GOCD), 펨코 패갤(에펨코리아 패션갤러리), 보나파이드, 어미새 사이트, 빅정보닷컴 등이다. 패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은 주로 두가지로 나뉜다.

클론템(흔히 입는 옷)을 거부하는 사람과 클론템이라도 좋으니 옷 잘 입는다는 평을 듣고 싶은 사람이다. 두 부류가 공존하기 때문에 고가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대중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브랜드를 찾아 추천하는 편이다.

패션 커뮤니티에서 게시글과 댓글을 통해 어떤 특정 브랜드의 주요 상품이 입을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갑자기 특정 브랜드 매출이 급격하게 오르는 현상을 보인다. 한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이런 현상을 두고 우린 ‘터진다’고 표현한다”며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지만, 남성 패션은 진정성이 담긴 커뮤니티 글이나 유튜버 리뷰에서 이어지는 매출을 무시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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