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섬유산업의 국제적 위상 강화 기회
글로벌 감각 지닌 기업인 역량과 노력이
성공적 개최 주도의 핵심 열쇠
헌신적 책임과 의무 다하는 모습 기대
ITMF(국제섬유생산자연맹) 총회가 10월 20일부터 사흘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다. 이 행사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에서 차지하는 우리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반증이다. 2018년 ITMF 회장에 선출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성기학 회장의 존재도 배경에 깔려 있을 것이다. 성 회장은 의미 있는 국제적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임기 연장을 결심했다.
작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ITMF총회에는 전세계에서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섬산련에 문의하니 한국은 30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1인당 참가비는 약 155만원이었다. 항공료 및 숙박, 그외 공식 행사로 잡힌 골프 및 투어 비용은 제외됐다.
여기에 참석 기업인들이 가족까지 대동하고 서울에서 음식과 여흥 등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 역시 별도다. 당시 항공료는 이코노미 왕복 기준 255만여원, 포르투갈 포르투(Porto)의 쉐라톤 호텔 숙박비는 가장 싼 디럭스 싱글 기준 20만여원이었다.
국적기를 타고 온다는 가정하에 항공료를 제외해도 1인당 최소 300만원 안팎의 돈을 서울에 뿌리게 된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2박3일간 10억원 가까운 소비 효과가 있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무엇보다 한국 섬유산업의 국제적 지위 향상이다. 섬유산업은 각국간 비교경제우위 요소로 인해 모든 생산과 소비활동이 한 개 국가에서 이뤄질 수 없는 복잡한 스트림 구조를 갖고 있다.
경제 블록화 또는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반(反) 자유무역이 현 국제 질서를 흔들고 있지만 적어도 섬유교역만큼은 그 영향을 훨씬 덜 받고 있다. 이번 ITMF 서울총회 개최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서울총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져야만 하는 이유다.
많은 이들이 주지하다시피 성기학 회장은 한국 섬유패션산업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이다. 국내외에 수많은 협력업체를 거느리며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한국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이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따라잡는 감각은 그 누구보다 탁월하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다져진 글로벌 감각과 지난 2년간 ITMF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는 서울총회의 성공적 개최에 힘을 보탤 것이다. 당연히 성 회장은 자신의 임기를 연장해서라도 이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수행해야할 헌신적 의무와 책임을 안고 있다. 이는 코로나로 미증유의 아비규환을 겪고 있는 2020년, 그의 어깨에 걸려 있는 소명(召命)이다.
지금 걱정해야 할 것은 성 회장의 임기 연장이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사태의 빠른 종식이다. 섬산련은 8월 첫째주까지 10월 서울총회 개최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금의 코로나 팬데믹이 수그러들지 않고 확산일로를 겪는다면 10월 서울총회 개최는 무산된다.
섬산련과 ITMF 사무국은 개최가 여의치 않을 경우 온라인으로 총회를 대체하게 된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섬산련은 웨스틴조선호텔 예약을 8월 초 시점에 취소할 수 있는 옵션계약까지 맺었다. 컨벤션 이용에서 만찬과 숙박, 공식 투어 등 줄줄이 취소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자연히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ITMF는 섬유에서 패션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섬유 가치 사슬(textile value chain) 관계를 강화하는 비영리기구다. 전 세계 비즈니스에 적용되는 관련 법률 및 규정 준수를 강화하고 ILO(국제노동기구) 표준에 따른 공정한 근로 및 교역환경을 조성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10월 서울총회의 성공적 개최는 이런 ITMF의 지속가능 발전을 이어가고 그 속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성기학 회장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져 우리 업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