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상위기업 강세현상 뚜렷하게 나타나
2018년 섬유패션 상장기업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영 효율에 집중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에 상장된 섬유패션기업 67곳 매출(35조 756억)은 전년대비 15.0%, 영업이익(9410억)은 3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67개 상장기업들 평균 영업이익률은 5.3%로 전년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 화섬과 면방업종 실적이 좋았고 패션업종 기업들도 지속된 내수 불황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67사 중 6곳이 흑자 전환했고 4곳이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가 지속된 기업은 13곳이었다.
■화섬, 발군의 실적 티케이케미칼
화섬 6사는 평균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0.3%, 116.2% 증가했다. 작년 상장이 폐지된 도레이케미칼 실적은 제외했다.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 한 곳만 적자가 지속됐고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양호했다. 티케이케미칼은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전 지표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8배나 늘어나는 발군의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중국의 재활용쓰레기 수입규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티케이케미칼은 “이로 인해 페트칩 수요가 크게 늘었고 영업이익에서도 같은 이유로 스프레드 마진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작년 섬유부문으로 분리된 효성티앤씨(반기 기준)는 3조3590억원 매출과 1251억 영업이익을 올렸다.
■면방, 반전의 희망이 보인다
2017년 실적악화에 신음했던 면방 8사는 작년,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매출은 제자리걸음했지만 단순평균한 영업이익은 66.2% 증가했다. 동일방직은 면방업종 리딩기업 면모를 유지했다. 매출은 7.3% 늘어나 9000억원을 넘어섰고 영입이익은 10.25% 증가한 445억원을 기록했다.
SG충방은 18억 적자에서 52억 흑자로 전환됐다. 매출원가율을 개선하고 판매관리비를 14억원가량 줄인 것이 바탕이 됐다. 대한방직, 에스마크, 전방 3곳은 적자가 지속됐지만 이중 전방은 적자폭이 181억에서 87억으로 크게 줄었다. 전방은 시흥공장 매각과 광주공장 생산 중단으로 매출은 18.2% 줄었지만 치열한 원가절감 노력으로 손실을 크게 줄였다.
■의류수출, ‘국동·SG세계물산’ 흑자전환
나쁘지 않은 한해였다. 국동과 SG세계물산 2곳이 흑자로 돌아섰다. 국동은 신규 바이어를 비롯한 오더 증가로 매출이 14% 증가했다. 국동은 영업이익 흑자 전환과 관련 “전년도 부실채권에 대한 대규모 대손상각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신규 증설된 생산라인의 생산성 향상과 효율적인 원자재 도입도 한몫 했다. SG세계물산은 의류수출부문 실적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 전년 73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의류수출부문이 14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부동의 1위 기업 영원무역은 작년 9.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2조1013억원)은 4.6% 증가했고 영업이익(2010억원) 역시 11.0% 증가했다. 종속회사인 SCOTT의 전기자전거(E-bike)와 Dolomite의 신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패션, 상위 6사가 업종 영업이익의 73% 가져가
41개 기업이 포진한 패션업종의 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0%, 23.2% 증가했다. 개별기업으로 눈에 띄는 실적변화는 없지만 침체된 내수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나은 실적이다. 쌍방울 에스티오 좋은사람들 3곳이 흑자로 전환됐다. 7곳이 적자가 지속됐고 4곳(남영비비안 지엔코 토박스코리아 TBH글로벌)은 적자로 돌아섰다.
전년에 이어 코웰패션이 장사를 가장 잘 했다. 코웰패션은 매출 3400억원의 중견패션기업임에도 영업이익률이 전년과 비슷한 20.9%를 기록했다. 매출(9.7%)과 영업이익(14.5%) 모두 증가했다. 코웰패션은 “대내외 정치 경제적 불안요소와 세계경기침체 등 어려움 속에서도 사업 다각화와 경영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출 1조원이 넘는 상위 6사(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 패션부문, 한섬, 휠라코리아, LF)는 패션업종 전체매출의 59.2%를 차지, 전년보다 비중이 1.9%포인트 올랐다. 영업이익에서는 41개 기업 중 이들 6곳이 전체의 73.3%를 점유, 이익 쏠림 현상이 크게 심화됐다. 작년보다 9.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3조원 매출을 눈앞에 둔 휠라코리아는 작년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거뒀다. 매출(2조9550억)은 16.8% 늘었고 영업이익(3571억)은 64.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12.1%에 달했다.
휠라USA 인수 후 리테일(Retail)에서 홀 세일(Wholesale) 방식으로 변경하고 직영점 폐점 및 인원감축, 비용절감 등 3년에 걸친 구조조정이 큰 힘을 발휘했다. 2016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아쿠쉬네트 홀딩스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도 여전히 호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