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까프·케이스위스·머렐 등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를 전개한 패션기업 화승이 지난달 31일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청했다. 화승은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을 통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다음달인 지난 1일 채권추심과 자산처분을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서울회생법인은 한 달 이내 회생절차 개시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화승 기업회생 신청으로 1차 납품업체를 비롯한 원부자재 공급업체가 연이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에 의류와 신발을 납품하는 협력 업체만 50여 곳에 이르러 큰 파장이 예상된다. 전국에 르까프 280여 매장과 케이스위스와 머렐 매장이 총 32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승은 지난해 8월 이후 납품업체에 물품대금을 5개월짜리 어음으로 결제했다고 알려졌다.
화승은 2015년 화승그룹에서 분리됐다. 산업은행과 KTB PE가 공동 무한책임사원(GP)으로 설립한 케이디비 케이티비 에이치에스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화승은 1953년 설립된 기차표 ‘고무신’으로 유명한 동양고무산업이 모태다.
1978년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미국 나이키 운동화를 생산했다. 1986년 자체 브랜드 ‘르까프’를 출시하며 국내 대표 스포츠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한 차례 부도를 냈지만 2005년 회생에 성공했다. 지난 5개년(2011~2016년) 연평균성장률이 12.6% 역신장하며 성장이 꺾였다. 2017년에 영업손실이 256억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