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패션 디자이너 하용수(본명 박순식·69세)씨가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양주의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하용수씨는 지난해 간암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나 치유불가 판정을 받고 요양병원으로 옮겼으며 지난 5일 새벽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8일 아침이다. 고 하용수씨는 1969년 TBC 7기 공채 탤런트로 선발돼 연예계에 데뷔했고 신상옥 감독의 혈류를 시작으로 이장호 감독의 영화 ‘별들의 고향’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남사당, 게임의 법칙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1974년 진태옥 디자이너 패션쇼 연출을 맡으면서 패션디자이너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1990년대 매니지먼트 기업 블루오페라를 운영하며 당대 내로라하는 유명 스타들을 발굴, 배출해 ‘하용수 사단’의 위용을 떨치기도 했다. 1986년 베이직 대표를 맡았고 93년에는 GV2베이직 전 총괄 디렉터를 맡아 새로운 패션 진캐주얼시대를 열었다. 98년 보성인터내셔널 고문, 99년 클럽모나코 마케팅 기획, 99년 닉스총괄 디렉터 등 80~90년대 대한민국 패션브랜드 발전사에 한 획을 그은 디자이너이자 디렉터였다. 1992년 제 30회 대종상 영화제 의상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8월에는 한두이서 한국패션디자이너 선발대회 위원장, 국제피트니스선수 연맹 고문을 맡기도 했다. 3년전 ‘이 미친세상, 내가 정상이다’ 라는 화두로 자서전 “네 멋대로 해라”를 발간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영화 ‘천화’의 주인공을 맡아 노장의 투혼을 불살랐다.SNS를 통해 친숙하고 따뜻한 중년의 모습으로 문화, 예술, 패션,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포옹하고 소통했다. 시대를 잘 못 만난 천부적 재능과 따뜻한 인품의 거장은 늘 상처받고 고뇌했지만, 천상으로 가는 마지막 길에는 각계각층의 수 많은 지인들과 팬들의 애도가 이어져 외롭지 않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