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슬람학회에 따르면 전세계 무슬림 인구는 16억명에 달하고 이슬람 국가로 분류되는 나라는 55개국에 이른다. 세계 이슬람 경제는 막강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이슬람 국가들이 발행하는 채권인 수쿠크(Sukuk)에서 할랄(Halal) 산업까지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세계 할랄 시장은 2015년 기준 1조9000억 달러로 2130조원이 넘는 거대한 경제를 이루고 있다. 한국할랄인증원에 따르면 2020년 에는 434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슬람교는 한국 기업의 중동국가 건설 참여가 활발해진 1970년대 한국에 들어와 접촉의 폭이 넓어졌다. 국내 이슬람교 총본산인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따르면 한국인 무슬림은 3만5000명, 외국인 무슬림이 약 14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국내 무슬림을 대표하는 ‘한국무슬림 전국신도연합회’는 지난 9월 창립총회를 열고 오마루(교명) 박영주(現 다듬이 대표)씨를 2년 임기의 초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박영주 회장은 1995년 이슬람교에 입교해 그 동안 한국과 이슬람세계간 다양한 문화교류 활동을 펼쳐왔다. 박 회장은 “이슬람교는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다. 앞으로 한국과 이슬람 국가들간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경제 문화 분야에서 양 지역간 친선과 교류 확대에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무슬림 전국신도연합회는 그 동안 부산 전주 등 지역별로 활동하던 신도 단체들의 최상위 연합단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단법인 한국이슬람교의 술래이만 이행래 이맘은 “전국 단위의 유일한 이슬람교 신도단체”라며 “지역적으로 흩어져 있던 단체들이 한 곳으로 통합됨에 따라 한국과 이슬람 국가간 유대를 강화하고 경제 문화 교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내년부터 국내 한국할랄인증원 및 유관 단체들과 힘을 합쳐 할랄 페어를 개최하고 중동 지역으로 수출되는 섬유류의 할랄 인증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국가별로 봤을 때 이슬람권에서 가장 큰 섬유류 시장은 터키다. 2017년 한국의 對터키 섬유류 수출은 3억7000만 달러로 국가별 수출 순위에서 전년보다 1계단 상승한 7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37.5% 늘어나 수출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12위인 對방글라데시 수출은 1.5% 증가한 1억7896만 달러를 기록했다. 터키와 방글라데시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국민은 각각 99%, 89%에 이른다.
이슬람 세계로 분류되는 對중동권 주요 수출 기업으로는 성안, 성광, 영도벨벳 등 맷집 탄탄한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영도벨벳은 연간 4000만 달러의 섬유류를 중동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 이유순 이사는 “전체 매출의 60%를 중동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며 “할랄 인증을 받으면 제품 신뢰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시장을 확대할 여지가 커진다”고 말했다. 영도벨벳은 지난 1일 개막한 ‘월드할랄데이 2018’ 참가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차렸다.
박영주 회장은 전국신도연합회가 앞장서 이 같은 양 지역간 경제 문화 교류의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슬람권에서 종교단체는 정부가 손대기 어려운 일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있다”며 “K-패션쇼를 열거나 전문 바이어 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각종 경제 문화 교류 행사를 열겠다”고 말했다. 한국무슬림 전국신도연합회는 신도사업 및 복지사업 뿐만 아니라 대외협력위원회, 경제무역위원회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