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대신 소생하는 두번째 쓸모’라는 슬로건의 패션브랜드가 있다. 이 브랜드는 버려진 우산을 재활용해 지갑, 가방 등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소비자 반응은 이렇다.
“어머! 이 지갑 너무 예쁘다. 가격도 싼 걸?”, “패턴이 너무 예쁘다! 컬러도 다양하고. 가볍게 들고 다니기에도 너무 편할 것 같아.”
폐우산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보다도, 디자인이 좋아서 눈길을 주는 고객들. 브랜드를 확인하고 나서야 제품이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업사이클링을 통한 제품의 의미는 물론 뛰어난 디자인으로 제품력을 인정받은 브랜드 큐클리프의 이윤호·우연정(31) 대표를 만났다.
큐클리프(CUECLYP)는 폐우산을 재해석해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는 패션 브랜드로 지난 2016년 3월 런칭했다. 업사이클(Upcycle)의 스펠링을 재조합해 만든 브랜드 네이밍처럼 새활용을 통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큐클리프의 핵심은 폐우산에 있다. 우 대표는 “지인이 선물해준 아끼는 우산이 있었다. 버리기 아까워서 천을 뜯어 파우치로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그때 아이디어를 얻어 큐클리프를 런칭하게 됐다”라며 “우산 소재는 무게가 가볍고 방수 기능이 있어 실용적이고 독특한 패턴과 화려한 색감으로 가방, 지갑으로 들고 다니기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제품 제작과정은 이렇다. 먼저 수거된 폐우산을 선별해 원단을 분리한 후 세탁한다. 이후 원단을 다림질 하고 패턴에 맞춰 재단, 봉제한다. 이 대표는 “제품 특성상 수작업 과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다”라며 “우산 하나당 지갑 2~3개 밖에 만들 수 없어 희소성이 높고, 제품 하나에 들어가는 정성과 시간의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큐클리프의 주력상품은 폐우산으로 만든 지갑이다. 가격은 1만원대로 굉장히 저렴하다. 이밖에 파우치, 가방 등 기타 제품도 1만원~3만원대로 판매중이다. 현재 자사몰을 비롯해 무신사, 원모어백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홍대 인근 편집샵 오브젝트, 상수동 홀라인, 건대 커먼그라운드의 업사이클리스트에도 입점돼 있다.큐클리프는 소비자 인식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우 대표는 “최근 몇몇 고객들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폐우산과 현수막 기증의사를 밝히고, 사비를 들여 택배로 보내주시고 있다”라며 “업사이클링의 의미에 공감, 참여하면서 친환경적 패션 소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업사이클링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상품력 높은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품에 담긴 의미가 좋을지라도 예쁘지 않으면 소비자는 외면하기 때문이다. 우연정 대표는 “패션 브랜드인 만큼 제품을 판매함에 있어 단순히 의미만 강조할 것이 아닌, 디자인으로 승부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나라에는 멋진 폐원단이 없어서 ‘프라이탁’ 같은 브랜드가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주어진 소재를 활용해 어떻게 하면 예쁘게 재탄생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 디자인과 소재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을 통해 한국 쓰레기를 해외로 수출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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