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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패션 상장 60社, 세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섬유패션 상장 60社, 세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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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영업이익률, 전년보다 1.4% 포인트 상승한 4.7%
패션 업종, 대기업 쏠림 현상 심화는 어두운 그림자

국내 섬유패션 상장기업들은 2017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모든 지표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장기업 60社 총 매출은 전년 대비 10.1% 증가한 33조229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건전성의 바로미터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7% 증가, 기업 체질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4.7%로 전년과 비교해 1.4% 포인트 올라가는 등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된 기업은 6곳, 적자전환은 8곳, 적자지속은 11곳이었다. 아직도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이 전체의 31.7%에 달했다. 10개 기업 중 3개는 정상적인 생산활동으로 마진을 남기지 못하는 것이다.

작년 실적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발군의 실적을 기록한 패션기업 펀더멘탈의 변화다. 국내 상장 패션기업 35사 총 매출은 전년 대비 1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5배나 증가했다. 기업 영속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는 영업이익률 향상은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고 기초체질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매출 1조원이 넘어가는 상위 6社(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널,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한섬, 휠라코리아, LF) 쏠림이 더욱 심화되는 현상은 어두운 그림자다. 35개 패션회사 총 매출에서 이들 6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56.8%로 전년 대비 6.3% 포인트 올라갔다. 영업이익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하다. 패션업종 영업이익의 68.6%를 이들 6개 회사가 나눠 먹었다.

면방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업종별 부문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1.6%)했고 영업이익도 1/3(33.0%)이 줄었다. 화섬 기업들은 작년 매출이 9.6% 증가, 외형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풍전등화에 놓인 면방...동일방직만 선전
면방 8사는 유일하게 업종별 매출에서 마이너스(-1.6%)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33.0% 감소했고 평균 이익률이 2.3%에 그쳤다. 작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경방과 전방의 결정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되는 모양새다. 이들 8사 중 동일방직은 유일하게 매출(3.0%)과 영업이익(27.1%)이 모두 증가했다.

대한방직과 SG충방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에스마크(구 가희), 전방은 적자가 지속됐다. 에스마크는 매출이 19.5%나 줄어들었다. 동일방직은 알루미늄 및 플랜트 환경 등 신성장 사업의 안정적인 실적이 주요 성장 요인으로 분석된다. 의류부문에서는 라코스테의 선전이 돋보였다. 라코스테는 시장반응 생산과 온라인 영업 신장으로 매출이 19% 증가했다.

■ 화섬, 견조한 성장세
화섬 7사는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티케이케미칼과 휴비스 매출은 각각 16.7%, 12.0%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각각 37.7%, 96.2% 늘어났다. 효성 섬유부문은 여전히 회사 캐시카우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32.4%를 섬유부문이 차지했다. 규모와 이익률에서도 단연 1위다. 영입이익률은 11.6%로 섬유패션 산업에서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세계 1위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효성은 지난 1월 3일자로 섬유·무역부문을 효성티앤씨로 분할해 올해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유일하게 적자가 지속됐다. 회사 측은 “중국산 제품 공급 과잉 및 글로벌 경기 침체, 경북 김천 공장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중단된 생산 손실”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올해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시황 회복 기조, 제품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작년에 단행한 장기 재고 축소는 올해 실적을 양호하게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 韓의류수출 대들보…영원무역·한세실업
영원무역 매출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률은 9%를 기록, 여전히 초우량 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출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2조원을 넘어섰다. 베트남 남딘에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텍스타일 밀(Textile Mill) 인프라를 이용해 메리노울, 화섬니트, 특수 패팅 및 원단 등 관련제품 생산판매 정상화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세실업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10.6%) 했다. 2016년 말 인수한 한세엠케이 연결실적의 영향이 크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7% 감소했는데 역시 한세엠케이의 판매관리비 영향을 받았다. 판관비 비중이 높은 한세엠케이 비중이 늘면서 연결회사 판관비가 전년 대비 5.4%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6년 영업적자를 봤던 태평양물산은 작년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2016년 연결 기준 71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우모 사업부가 2017년 경영정상화를 통해 43억원 흑자를 낸 것이 주효했다.

국동과 SG세계물산은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됐다. 100% 수출 기업 특성상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 영향으로 달러 약세 현상에 영향 받아 “영업을 잘하고도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는 평가를 내렸다(국동). 국동은 올해 인도네시아 바땅의 40개 봉제라인이 가동에 들어가면 매출이 약 5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패션 “불황탈출의 신호탄 쏴 올렸다”
작년 한 해 독보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낸 업종이다. 35개 상장기업은 매출(14.7), 영업이익(140.5%), 당기순이익(17.2%)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나며 불황 탈출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4.3%에 그쳤지만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불러도 무방한 수준이다.

평균이익률만 놓고 보면 코웰패션(20.0%), F&F(17.2%)는 잘 나가는 IT기업을 능가한다. 물건을 1000원어치 팔 때 각각 무려 200원, 172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패션사업만 놓고 봤을 때 코웰패션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전체 매출의 85.6%를 차지하는 패션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22.4%에 달했다. 신상품 개발과 신규 브랜드 런칭, 모바일 등 매출채널 확대 같은 적극적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공급망(Supply Chain) 정비를 통해 소재 및 원가 경쟁력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패션명가 한섬은 회사 창립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 고지를 밟았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 영향으로 연결매출이 72.6% 신장한 1조 228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어둠의 그림자가 깔려 있다. 섬유패션산업에서 영업이익 적자기업이 대부분 패션 업종에 몰려 있어 ‘부익빈 빈익빈’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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