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쏟아지는 브랜드들의 범람 속에서 반짝 뜨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영속성을 가지고 롱런하는 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오랫동안 소비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동시대적인 감성을 가진 브랜드는 공급과 채널이 넘치는 혼란스러운 패러다임의 새로운 현 시대 속에서도 영민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
오랜만에 빛나는 스토리와 커머셜한 감각까지 갖춘 브랜드가 탄생했다. 지난 28년 간 대현, 미샤, 바바패션, 성창인터패션 등 내노라하는 굴지의 패션업체를 거치며 여성복 마켓 내에서 오랜 커리어를 쌓아 온 신혜정 디자이너의 새로운 도전이다.
신 디자이너는 모먼트 더 디자인이라는 회사를 설립, 매쉬바트(Mashbatt)라는 여성복을 런칭했다. 치유와 회복의 의미가 담긴 히브리어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닌 하이퀄리티의 타임리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한다. 브랜드의 심볼은 선인장이다.
메마르고 척박한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은 강인함과 놀라운 생명력을 갖고 있다. 매쉬바트의 옷들은 이러한 열정을 담아 조용하지만 강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자유로움, 편안함, 젊음, 견고함, 독특함이 공존한다. 매쉬바트라는 어감은 다소 매시니하지만 소프트한 여성스러움을, 스타일은 드레시하지만 스포티한 요소를, 드라마틱하지만 의외로 웨어러블한 상품들로 노련함을 엿볼 수 있다. 상반된 요소와의 신선한 충돌을 즐긴다.
의외의 믹스매치에서 오는 새로움에 주목하는,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옷으로 고객 접근성을 높인 것이 그녀가 풀어내는 실력파 감각이다. 그녀의 옷은 천연소재에서 오는 편안함과 어떤 상황과 장소에서도 구속받지 않은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일례로 룸 감이 있는 소프트한 컬러감의 젊은 감성을 가미한 맨투맨은 세대를 불문하고 20대~60대까지 뜨거운 소비자 호응을 얻어 완판을 기록, 매쉬바트 런칭 신호탄을 알리는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신 디자이너는 “패션 회사에서 디자인실은 본래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기조가 확실하고 조직은 심플한 구조로 여성의 꿈과 로망을 이루는 디자인 산실로서의 기능에만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패션 회사에서는 너무 많은 업무와 매출 압박에 시달려 정작 피폐한 삶을 살아가는 디자이너들이 많다보니 창의적인 디자인을 배출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매쉬바트는 지난 30여년 간 숨가쁘게 살아오며 놓쳤던 많은 것들로부터 나를 돌아보는 성찰에서 시작됐다. 옷으로부터 마음을 치유하자는 의미를 내포해 패션에 대한 여성들의 판타지를 되살리고 아름다운 찰나의 순간에 함께 하고 싶은 옷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매쉬바트는 새로운 시대에 맞서 옷이 주는 본질의 역할과 옷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마음의 장벽을 낮춰주는 편안함과 휴식을 주는 브랜드가 모토다. 옷 한 벌에서도 풍부한 음영을 보여주고 스토리와 애티튜드까지 엿볼 수 있는 슬로우 패션을 표방한다. 스타일과 스토리, 애티튜드까지 더해진 옷 한 벌이 주는 힐링과 무형의 가치는 가늠할 수 있는 것이 아닐 터. 소비자들에겐 옷 한 벌이지만 행복과 충만함을 줄 수 있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고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을까.
신 디자이너의 남다른 철학과 함께 매쉬바트는 디자이너와의 활발한 협업도 계획 중이다. 또한 생산과 원단, 자금과 회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조인해 소사장들이 모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 이익 창출에 급급하기보다 가치있는 사업에 함께 하자는 지인들이 모인 유연한 구조로 브랜드의 비전과 미래를 공유, 신규 사업의 리스크를 줄였다. 매쉬바트는 최근 단독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노이(NOE)라는 신생 온라인편집숍에서도 판매중이다. 오프라인은 경기도 광주 오포읍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감각 미시층들에게 입소문난 메종뒤샤(Mason du chat)에서 감도 높은 수입가구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28일에는 신세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도 신규 입점했다.
신 디자이너는 “오늘도 꿈을 꿔본다.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하루를 살아내는 이들에게 여유와 긍정의 기운으로 멋진 쿨함과 판타지를 줄 수 있는 부가가치 높은 브랜드로 육성되길 바란다”며 “직관의 시대, 리얼리티를 담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코드가 명확한 상품으로 너무나 다양해지는 불특정 다수의 고객들을 겨냥해야하는 마켓에서 고객의 라이프를 읽는 현장감과 균형감도 잃지 않으려한다. 정답도 없고 성공 보장도 없지만 디자이너의 혼신을 담은 말랑말랑한 감성 브랜드로 매쉬바트만의 무한한 스토리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