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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Interview] ■ 푸른교역 김윤배 대표 - 승화전사지 개발 “적성에 맞고 재미있어요”
[Power Interview] ■ 푸른교역 김윤배 대표 - 승화전사지 개발 “적성에 맞고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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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나일론 전용 전사용지 개발
“사람이 하는 일 안될 것 없다” 끊임없이 연구

10년 전 프린트기법의 발달로 패션에서도 니트는 물론, 캐시미어, 폴리까지 다양한 프린트 디자인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프린트물은 표현이 자유롭고 여름에는 특히 시원한 느낌을 강조할 수 있어 다양하게 활용돼 왔다. 디자인으로만 스타일을 표현하는 것보다 화려한 프린트를 적절히 활용하면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면서 화려한 개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

10여 년간 폴리 프린트물이 성업을 이뤘지만 3년 전부터 기존 폴리를 대체할 나일론 프린트물에 대한 니즈가 절실해지고 있다.

“폴리에스터 프린트물은 지난 10년간 잘 됐어요. 지금 폴리 시장은 한계가 왔고요. 나일론은 폴리보다 가볍고 빨리 마르고 더 질기죠. 폴리를 대체할 소재로 나일론이나 면이 주목받고 있어요. 하지만 나일론 소재 특성상 전사 프린트가 쉽지 않아요. 이론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요. 화공학과 출신들도 다 나가 떨어졌어요. 물에 강한 나일론을 활용하면 수영복, 등산복, 텐트, 작업복 등에서 보다 획기적인 제품이 나올 겁니다. 나일론 프린트물 시장은 분명 가능성이 있어요.”

승화전사지 전문 업체 푸른교역 김윤배 대표가 나일론 프린트물 시장에 대한 높은 가능성을 내다보며 이 같이 말했다. 나일론 프린트물은 폴리와 달리 원단 특성상 소재 전 처리 과정이 복잡하다. 나일론 원사자체에 잉크 등으로 염색하고 스팀에 쪄서 다시 수세(세탁, 잉크가 빠져나오게 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폐수 문제도 있고 작업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김 대표는 “나일론이나 면에 승화전사가 가능해지면 기존 폴리에 비해 시장이 훨씬 커진다. 현재 사용중인 시스템에서 승화전사지만 바꾸면 나일론이나 면 프린트물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회사설립은 20년 쯤 됐어요. 푸른교역은 승화전사지, 즉 프린트물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종이를 만드는 회사죠. 폴리 시장에 한계를 예측하고 3년 전 기계설비를 맞춰 본격 작업을 시작했어요. 대기업에서는 못하는 일이에요. 작은 기업에서 의지를 갖고 꾸준히 연구해야 가능한 아이템이죠.”

승화전사지는 고해상도 프린트물이 개발된 10년 전부터 각광받기 시작했다. 현재 나염, 프린트물은 실크 스크린 방식, 그라비아 동판 방식, 승화전사지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다. 그중 그라비아 동판은 대량의 폴리에스터 프린트를 할 때 가장 선호되는 작업 방식이다. 하지만 승화전사지를 사용하게 되면 다품종, 소량의 프린트 물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인으로 나일론 승화전사지 개발은 최초에요. 초창기 개발을 시작할 때는 정신병자 소리도 많이 들었고요. 그만큼 어렵고 까다로운 분야에요.”

김 대표가 유일하게 이 작업물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김 대표만의 특별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명동 의상실에서 재단사로 일 했어요. 그 당시만해도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이었죠. 대우도 좋았고요.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답답하기도 했고 가끔 오는 손님(고위층 사모님)들의 짖궂은 장난도 싫었습니다. 그 뒤에 여러 사업도 하고 장사도하고 막노동도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그러다 점착테이프 공장을 운영하게 됐어요. S전자 휴대폰에 들어가는 특수테이프 납품을 했는데 그것도 중국 영향으로 경쟁력을 잃었고 우연히 승화전사지 얘기를 듣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김 대표는 평생의 경험이 지금 이 일을 하기 위한 단련의 과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재단일을 하면서 섬유, 원단에 대한 특성을 알았고 여러 시련을 겪으며 포기를 모르고 끊임없이 도전하게 됐다. 점착테이프 작업을 하면서 특수 약품에 대한 것까지 다 마스터 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네오프렌에 프린트하는 작업도 잠수복 원단에 점착처리 원리를 접목했기 때문에 수월했다. 그라비아 동판 나염도 점착테이프 일을 할 때 동판을 써봤기 때문에 여기에 접목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김 대표는 “살면서 다방면에서 경험했던 일들이 다 밑거름이 됐다. 안되는 건 없다. 사람이 하는 일에 안되는 게 어디있나. 원리를 알면 간단하다. 나는 승화전사 분야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 개발하고 파고 드는 게 너무 재밌고 적성에 맞다”고 말했다.

또 “지금 시장에서 제품이 출시돼 판매되고 있긴 하지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나일론 원단 혼용률에 따라 또는 원사 특징에 따라 견뢰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100% 완성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나일론 프린트에 대해 갖가지 소문과 불신이 나오기도 한다. 아직 여러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한 수준으로 거의 맞춰진 상태로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가 되면 완전해 질 것이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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