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장인정신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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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 히트를 치고 있는 래쉬가드는 분명히 우리도 만들던 아이템이었어요. 특히 아동라인에서는 상하복이라는 아이템으로 10년 넘게 팔던 거였죠. 래쉬가드라는 용어도 10년전 일본 ‘라쉬가도’에서 온 개념이구요. 그걸 마케팅으로 잘 풀어서 대박을 터트린겁니다.”

수영복과 상관없는 업체가 연예인을 모델로 차별화 마케팅을 펼쳐 성공한 케이스에 대해 최근 A 수영복 업체 대표는 이 같이 말했다. 이 업체 대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10여년 넘게 수영복 업계에 있던 입장으로써 당황스럽기도 하고 자괴감마저 든다고.

래쉬가드가 인기를 끌면서 주류를 이루던 수영복 업체는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래도 실망하기는 이르다. 수영복 전체 시장은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성장하지 않았지만 최근 초등학교 의무수영을 비롯해 실버세대들을 중심으로 아쿠아로빅이 증가하면서 고정 수요는 확실하게 있다.

당장 모든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 넘보고 있지만 분명히 거품은 꺼질 것이고 그때를 대비해 누군가는 묵묵히 기존의 고정수요를 위해 업(業)을 계속 이어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다른 워터스포츠 관련 업체 대표도 20년 째 비즈니스를 이어가면서 비슷한 얘기를 했다.

“단순히 돈을 목적으로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전체 워터 스포츠 시장이 크지 않지만 시장성 없는 제품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한해 워터 스포츠 장갑을 1500개 만들면 1000개가 남지만 만들어낸다. 당장의 판매가 아닌 브랜드가 갖춰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드는 것이다.”

왠지 모를 장인 정신마저 느껴졌다. 그 만큼 이 시장은 보수적이기도 하다. 전해들은 바로는 현재 이 업체의 재무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당장 사라지거나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다. 영세하지만 지속될 것 같다. 지금도 어디선가 브랜드가 생겨나고 또 사라지고 있다. 그 수많은 오랜 과정 속에서 진짜 살아남은 보석 같은 업체들이 이 시장을 또 다시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서 일까 A업체는 최근 변신을 선포했다. 그들만의 오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수영복은 다소 위축됐지만 인접 분야로 도전장을 던졌다. 이 회사는 피트니스, 요가복 라인을 새롭게 선보인다. 오랜 노하우를 통해 검증된 제품력으로 또 다른 기회를 보는 것이다. 비단 이 업체만이 아니라 힘들다고 아우성 치는 패션 업체들도 함께 힘을 내길 바래본다. 또 새로운 시도에 나선 이 업체가 잘 성장하기를 응원하며 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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