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 디자이너는 이번 S/S 컬렉션의 테마를 ‘DUST TO DUST’로 설정했다. 성경 다니엘서 2장의 왕의 꿈에서 영감을 받았다.
금,은, 동으로 만든 우상들이 무너져 내려 먼지가 되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은 패션을 하는데 있어 불필요한 군더더기나 가식은 바람앞의 먼지처럼 보잘 것 없다는 디자이너 자신의 명쾌한 해석력을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닐까 싶다.
평소 구조적인 아방가르드를 추구하는 모던 컨템포러리 디자이너로 자타가 공인했던 이석태 디자이너였으니 말이다. 너덜너덜함보다는 옷에 대한 구조적 해석과 시크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테일러링에 집중했던 이석태 디자이너. 결국 이번 컬렉션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광택 소재와 웨스턴 스타일의 디테일, 다양한 도금 기법의 장식 믹스매치를 통해 모던하고 실용적 실루엣을 완성했다.
구조적 실루엣을 바탕으로 광택소재 비닐, 가죽 등을 비롯 울, 폴리, 면, 시스루 등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지퍼나 버클, 한글 타이포그라피 등을 포인트로 접목했다. 색상은 그레이, 네이비, 베이지, 블랙, 아이보리의 메인컬러와 비비드한 색감을 포인트로 조합했다.버클로 강조한 룩, 길게 자른 가죽조각, 플리츠, 프린지, 티어드 소매의 블라우스, 레이저커팅의 네오프렌 의상들이 속속 눈에 들어왔다.
다양한 스트리트 패션과 문화적 감성을 수공예적으로 접근하는 평소 칼 이석태의 디자인 방향과도 부합하는 이번 시즌 컬렉션은 “그 무엇에 대해 초연하면서도, 그 무엇에 대해선 공격적이고 다이나믹한 느낌”의 의상들이 이석태의 아이텐티티를 잘표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