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기술 수입 ‘韓國’ 이젠 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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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소재에서 염색·3D솔루션까지…전방위적 확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길 만든다”
해외시장에서 맹위 떨치는 韓섬유기업들 속출

국내 R&D 집약형 섬유업체들이 과거 우리의 기술 수입국이었던 해외 글로벌 기업들에 기술을 역수출하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섬유 시장을 겨냥한 우리 섬유업체의 기술 수출은 세계 4대 섬유강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 섬유패션산업의 미래를 담보하는 롤모델이라는 평가여서 관련 기업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對선진국 기술 역수출이라는 점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업은 기능성 첨단섬유 소재 개발 기업인 벤텍스다. 벤텍스는 국내 업계 최초로 세계 양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기술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올해 나이키에 100만 야드의 원단을 내보낸데 이어 내년에는 500만 야드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벤텍스는 지난 9월말에는 미국의 인비스타에 로열티를 받고 ‘히터렉스’와 ‘드라이존’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크게 주목 받았다. 작년 미국 컬럼비아와 대법원까지 가는 특허소송에서 완승을 거둔데 이어 글로벌 브랜드들이 벤텍스의 기술력을 완전하게 인정하는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천연염색 기법으로 해외 고가 염색 시장 개척의 서막을 알린 에코야는 또 다른 첨단 섬유 기술 수출 사례다. 에코야는 지난 2012년 말 ‘데님 바이 프레미에르 비죵’ 참가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데님 원단 기업인 ITV와 1000만 유로에 달하는 로열티 계약을 맺었다. ITV는 작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글로벌 데님 어워즈(Glabal Denim Awards 2014)에서 에코야의 천연염색 기술인 ‘와인텍스(Wine-Tex)’로 최종 우승자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에코야는 ITV와 상품 매출에 따른 러닝 개런티 계약을 맺었지만 내년부터는 상품 매출이 없더라도 ITV로부터 5억원 상당의 로열티를 받을 권리가 생긴다.

한국 섬유기업들의 해외 기술 수출은 기능성 원단과 염색 같은 전통 섬유업종에 한정되지 않고 점차적으로 IT융복합 분야까지 옮겨붙고 있다. 국내 CG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에프엑스기어(FXGear)는 지난 9월30일 해외 기업과 총 1000대에 달하는 3D 가상 피팅 솔루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입고 싶은 옷을 선택하고 ‘에프엑스미러(FXMirror)’라는 거울 앞에 서면 고객이 마치 그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3D 움직임을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수출 금액만 1500만 달러가 넘는 대규모 계약이다.

대만과 중국 등 외국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서울대학교 디지털클로딩센터의 ‘DC스위트(Suite)’는 이보다 더욱 진일보한 시스템이다. 의류 디자인과 기획,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DC스위트’는 3D 그래픽과 IT기술, 섬유소재 기술이 융합된 첨단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기술집약형 섬유 기업들의 연이은 쾌거는 그동안 레드오션에서 가격경쟁에만 매달려 온 국내 섬유패션 업계에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0~90년대 국내 섬유패션업계에 만연했던 1등 따라잡기 전략은 이제 종언을 고한만큼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는 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개도국들과 격차를 벌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계기로 기술집약형 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한편 미래 선진국형 섬유산업을 이끌어갈 신수종 사업 개발에 업계가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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