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련 “수차례 이사회땐 이의제기 없었다” 의아
의산협 “의류업체 사정 외면한 처사” 불만 토로
섬유업계가 중국산 의류에 대한 안티덤핑 제소 문제로 시끌벅적하다. 최근 섬산련이 봇물처럼 밀려오는 중국산 의류에 대해 안티덤핑 제소 추진에 나서자 중국에서 의류를 생산·수입해 판매하는 내수 브랜드업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이 문제가 국내 섬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섬산련이 국내 영세봉제업체를 비롯 직물 등 원부자재 산업 보호 명분아래 중국산 의류에 대한 반덤핑제소를 위한 근거 자료 수집에 나선 것과 관련 내수 의류 브랜드들이 이는 ‘빈대 한 마리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따라 섬산련이 중국산 의류에 대한 안티덤핑 제소추진을 강행할 경우 섬유업계간 불협화음만 낳는 자충수가 되면서 자칫 업종간 갈등이 확산되는 내홍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류산업협회(회장 박풍언) 산하 국내 내수 의류 및 브랜드 업체들은 “섬산련이 이미 국내 생산기반이 붕괴일로로 치닫는 국내 원부자재 산업과 영세봉제업체 보호를 위해 뒤늦게 안티덤핑 추진에 나설 경우 이는 득보다는 실이 많은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들은 만약 섬산련이 이를 무시하고 강행할 경우 국내 의류제조업체를 비롯 유통업체의 피해는 물론 내수 브랜드업체들도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미 국내 많은 브랜드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한 상황에서 반덤핑 제소에 나설 경우 앞으로 중국시장을 겨냥한 의류마케팅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긴박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부산에서 개최된 APEC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중국에 MES(Market Economy Status) 즉 시장경제국가 지위를 부여해 반덤핑제소 효과 또한 거의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근 김치파동에서 보듯 이번 반덤핑 제소추진은 이보다 더 큰 평지풍파와 함께 외교문제로 비화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원천적으로 이는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 하명근 섬산련 상근부회장은 동대문의류봉제협회 등 국내 영세봉제업체들을 중심으로 “중국산 의류가 국산으로 둔갑돼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극심하고 수입자체가 거의 무방비상태에 있다”며 “최근 원부자재 업체들마저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건의가 잇따라 2-3개월 전부터 반덤핑 제소를 위한 피해여부를 면밀히 조사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반덤핑 제소추진과 관련 “국내섬유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불공정무역행위 근절이 시급하다는 판단아래 중국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국·EU 등 모든 국가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섬산련은 이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산 의류의 반덤핑 제소 추진과 관련 그동안 수차례 섬산련 이사회를 거치는 동안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급작스럽게 반덤핑제소 부당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불거지자 크게 의아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