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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12)] 생분해성 합성섬유의 비밀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12)] 생분해성 합성섬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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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000억벌의 옷이 만들어지고 그중 300억벌은 새 옷인 채로 쓰레기장에 폐기된다. 버려진 합성소재 의류를 재생하는 기술은 있지만 PET병이 원료인 것보다 3배 이상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의류 재생은 갈 길이 멀다. 그런 배경에서 나온 괜찮은 대안 중 하나는 썩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의류이다.

썩는 폴리에스터는 오래전부터 듀폰이 아펙사(Apexa)라는 이름으로 판매하였다. 하지만 야드당 가격이 무려 20불이다. 세계 최대 의류 브랜드 중 하나인 갭(Gap)도 열광적으로 생분해성 합성 소재를 찾고 있다. 그런 와중에 씨클로(Ciclo)는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소재인 것 같다. 적어도 수용 가능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과연 갭이 찾고 있는 아펙사를 대신할 릴리프(Relief)일까?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썩는 비닐이라고 알려져 있다. 썩는 플라스틱은 보통 생분해성이라고 생각 하기 쉽지만 모든 것이 그런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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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 봉투는 재질과 성분에 따라 크게 △PE(HDPE, LLDPE) 봉투(합성수지를 주원료로 제조한 쓰레기 분리수거용 봉투) △생붕괴성 봉투(PE에 전분 30%가량 혼합한 봉투) △탄산칼슘 봉투(PE에 탄산칼슘을 첨가해 제조한 봉투) △생분해성 봉투(생분해성 합성수지를 주원료로 가공·제조한 봉투) 모두 4가지로 환경부에서 제작에 대한 단체표준을 정하고 있다.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에서 보는 것처럼 ‘생분해성’ 뿐만 아니라 ‘생붕괴성’ 이라는 생소한 것도 있다. 또 탄산칼슘 봉투처럼 ‘생’이 빠져 있는 ‘분해성’ 이라는 것도 있다. 그것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에 대한 정확한 구분이 씨클로의 정체를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생분해성(Biodegradable)
이른바 ‘썩는다’라는 개념이다. 어떤 것이든 썩으면 분해되어 사라진다. 썩는다는 것은 미생물이 대사에 사용했다는 뜻이다. 자연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생태계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 행성의 모든 살아있는 생물은 죽으면 분해되어 원래의 분자나 원자 상태로 돌아간다. 그래야 재사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만약 분해가 되지 않으면 재사용이 불가능해지고 생태계의 순환은 끊기게 된다. 즉 지속가능하지 않다. 썩지 않는다는 것은 미생물이 분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생분해성 물질은 컴포스터블(Compostable)이라고도 한다. PLA 같은 경우는 고분자 플라스틱이지만 Compostable이다. 

분해성(Degradable)
분해는 일어나지만 미생물이 개입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마찰이나 충격으로 잘게 부숴지는 것을 말한다. 바위나 돌이 부서져 모래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닐의 경우는 탄산칼슘 같은 무기물이나 중금속 같은 입자를 섞어 만든다. 그런 비닐은 햇빛이나 열 또는 마찰에 의해 잘게 부서져 적어도 쓰레기 형태로 남지는 않는다. 

생붕괴성(Bio collapse)
국어사전에는 생분해성과 동일하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여기서 의미는 전분 같은 생분해성 소재를 첨가하여 만든 플라스틱은 전분이 분해되면서 잘게 나뉜다는 것이다. 적어도 포함된 전분 30%는 생분해와 같고 나머지는 분해성에 해당한다.

씨클로는 이른바 생붕괴성 또는 분해성 플라스틱인 것 같다. 따라서 생분해성이라는 마케팅은 할 수 없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그들에게 생분해성이라는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하였다. 사실 생붕괴성이라고 해도 적어도 썩지 않는 일반 플라스틱 보다는 낫다. 문제는 그것들이 더 작은 플라스틱을 생산해 이를 생물들이 섭취한다는 걱정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이라고 영원하지는 않다.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분해된다. 크기가 더 작다면 그 시간이 더 빨라질 것이다. PET병 조차도 생분해 되는데 100년이 걸린다. 해양에 떠있는 각종 물건들이 생분해 되는 시간을 참고하자.

씨클로가 상용화 내지는 대중화될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비용 문제로 오가닉 코튼과 비슷하지도 않은 농약 친 BCI 코튼이 크게 성장하는 것을 보면 이들의 성장 가능성도 엿보인다. 무엇보다도 PET병을 원료로 한 재생합섬 이후, 새로운 지속가능 의류 소재를 찾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패션 브랜드라면 동태를 주시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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