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영업이익률 6.1%로 일반 제조업보다 상위
1분기 보다 2분기 실적 하향세 하반기 실적 개선에 관심 모아져
국내 섬유패션 상장사 64곳은 지속되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 주목된다. 이들 상장기업 실적을 결산한 결과 섬유패션 상장사는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평균 20.9% 늘었다.
기업 핵심 지표인 영업이익은 이보다 높은 32.7%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 부문에서 12개 기업이 흑자전환한 반면 적자로 바뀐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예년과 비교해 흑자전환 기업이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적자지속 기업은 12곳이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증가한 6.1%를 기록했다.
우리 기업들이 지난 수년간 지속된 불황에 조직을 정비하고 유통합리화를 통해 불황에 강한 체질로 거듭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향상됐지만 당기순이익이 저조한 이유는 이들 기업이 악성 재고를 털고 재무건전성에 나서는 한편 경영합리화에 치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장기업 64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비 39.2% 줄었다.
■ 패션기업 체질 변했다
실적부진에 시달렸던 패션기업들 성적표가 향상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패션 39사 매출은 8.5%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평균은 6.6%로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흑자전환 12곳 가운데 8곳이 패션 기업이었다.
휠라코리아는 패션기업 중 발군의 실적을 거뒀다. 휠라코리아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3%, 33.0% 증가했다. 반기 매출이 1조7939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풋웨어(신발)본부가 실적을 견인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연말이면 3조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최상위권 기업들도 모두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상위 10위권 기업에 이름을 올린 F&F (29.8%)와 신원(21.8%)은 매출 신장이 눈에 띄었다.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위권 기업 중에서는 제로투세븐(40.5%), 코데즈컴바인(31.4%), 제이에스코퍼레이션(26.9%)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제로투세븐은 패션부문 매출이 줄었지만 코스메틱과 포장사업부(뚜껑)가 매출을 견인했다. 작년 분유뚜껑 업체인 씨케이팩키지 흡수합병이 영향을 미쳤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중국 제조 설비를 동남아시아로 옮기면서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상위 대기업 쏠림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매출 기준 상위 6개 기업은 전체 패션상장사 매출의 58.3%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74.7%를 점유했다. 영업이익의 25.3%를 나머지 33사가 나눠 먹었다는 뜻이다.
■ 화섬·의류수출, 성장세 지속
화섬업종은 매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원사부문 사업을 철수한 코오롱머티리얼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흑자를 냈고 매출도 늘었다. 효성티앤씨는 2조9417억 매출에 14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오롱머티리얼은 20억원 가량 적자를 냈지만 적자폭은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던 한세실업은 올해 242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매출도 12.6% 증가한 8524억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4%, 10.8% 증가하며 매년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11.5%를 기록했다.
■ 불황의 끝은 어디인가…면방
면방업종은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나날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8사 중 한 곳을 제외한 7곳 매출이 크게 줄었다. 에스마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됐다.
에스마크는 지난 20일, 전체 매출액 대비(2017년 기준) 43.44%에 달하는 섬유부문 생산 중단을 공시했다. 에스마크는 공장 매각에 따른 소유권 이전으로 생산이 중단됐지만 향후 소유권자와 공장임대계약을 체결해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1호 상장기업인 경방 역시 광주공장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2020년 3월로 예정했던 중단 시기를 8월 31일로 앞당긴 것이다. 광주공장 생산물량은 베트남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경방 매출은 1.5% 줄었고 영업이익도 21.5% 감소했다.
/정기창 기자 [email protected]
/정정숙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