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축사 - 지령 3000호, 업계가 쌓아온 금자탑이다
한국섬유신문(이하 한섬)이 오늘(23일)자로 지령 3000호를 발간한다. 지난 35년 간 창간 정신 ‘섬유정론’을 앞세워 쉼 없이 달려온 훈장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또 3000호 발간은 업계와 독자의 채찍과 열망으로 쌓아올린 금자탑이라는 명예와 평가에 전율이 용솟음친다. 당연하지만 3000호 발간은 새로운 여정을 향한 출발에 맥이 닿는다. 지금까지 전인미답의 길을 걸었던 것처럼 또 다른 전인미답의 미래를 향해 한섬의 섬유정론 정신은 멈추지 않는다.
전인미답의 길을 가다
한섬의 지난 35년은 격동의 섬유패션산업 역사다. 지령 3000호에 이르기까지 질곡의 섬유패션사는 한섬의 지면 곳곳에 생생히 살아 숨 쉰다. 그러나 한섬은 역사의 기록자로 머무르지 않는다. 溫故而知新이라 했다. 옛 것을 제대로 알아야 새 것을 안다는 뜻이다. 1981년 7월22일 한섬 창간호 1면 톱 타이틀은 ‘섬유산업 큰 시련 예상’이었다. 수출은 활황국면의 열기가 식은 상태를, 내수는 장기불황을 탈피 못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오늘과 비교해도 무엇 하나 다르지 않았다. 마치 미래를 그려낸 듯 현실의 관통에 소름이 돋는 듯하다.
지령 3000호 맞기까지 한섬의 정신은 섬유패션 발전을 위한 소명의식의 실천이었다. 소명의식은 격랑의 시대상을 반영한 통찰로 나타났다. 한섬은 21C 섬유패션 사이버시장 선도자였다. 21C 시장은 모든 정보나 상거래 무역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활용이 다반사다. 96년 한섬은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과 본지 기사 독점서비스에 나섰다. 또 섬유 전문지 최초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 최첨단 섬유패션 정보 전달이라는 최첨병 역할을 마다 않았다. 한섬이 21C 텍스토피아 세계를 열어나가는 관문이라는 자긍심과 맞물렸다. 일본 섬연신문, 미국 PTN, 스위스 ITS, 중국 복장시보와의 업무제휴는 전문신문의 국제화 견인차였다.
섬유정론으로 아젠다 이끌다
91년 한섬 창간 10주년을 맞아 제정한 ‘한국섬유대상’은 섬유패션인 스스로가 수상을 원하는 업계 최고 권위 대상으로 뿌리를 깊숙이 내렸다. 2003년 제정한 ‘한국패션브랜드대상’은 브랜드 시대를 리드하는 한섬의 예지를 재차 드높였다. 지금 업계는 글로벌 섬유패션시대를 맞아 한국 브랜드가 세계시장을 겨누는 디딤돌 역할에 아낌없는 사랑을 보낸다. 한섬은 유능한 후학양성에도 앞장섰다. 2013년 제정한 ‘한국텍스타일디자인어워드’는 섬유패션 인프라 양성과 활성화와 맞물려 나간다. 근 10년을 주기로 업계와 호흡하는 한섬의 아젠다는 화수분 그 자체다.
섬유는 희망의 80년대를 써나간 주역이었다. 수출의 주역이었고 경제발전의 밑거름이었다. 후진국 한국을 중진국으로, 그리고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게 한 기관차였다. 지난 30여 년간 기록한 무역수지 3000억 달러 흑자가 웅변해 준다. 단언하지만 한섬은 ‘국가 주역산업의 횃불을 밝혔다’ 자부한다. 분명한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의 발로였다. 할 말은 하고 들을 말은 듣는 섬유정론의 실천이었다. 3000호 발간에 이르기까지 한 점 부끄럼 없는 신문 제작과 독자에 봉사하는 창간정신은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섬유패션 자존심 지키는 파수꾼
무엇보다 한섬은 살아있는 온고이지신의 寶庫가 아닐 수 없다. 새로운 미션은 늘 구태의 타파와 맞물려 나간다. 본지가 지령 3000호를 맞아 온고이지신 정신을 내세우는 것은 다름 아니다. 업계에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새로운 도약은 과감한 자기혁신을 요구한다. 이는 성장의 질과 양을 가늠하는 잣대다. 불행하게도 현재의 상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선행학습 효과가 명백히 반증한다. 과거를 현재와 미래를 재단하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한섬이 3000호 발간까지 지켜 온 원리원칙은 업계의 자존심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이었다. 감히 약속을 드린다. 한섬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