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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호 기획] “아웃도어의 숙제 ‘지속가능 경영’ 미뤄선 안된다”

2016-05-20     강재진 기자

옥시(OXY)사태로 대한민국이 들끓고 있다. 환경을 고려한 기업 활동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더불어 환경 호르몬에 대한 얘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최근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임종한 교수는 국내 기형아 출산율 증가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했다. 임 교수는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중 아웃도어 의류의류 방수처리에 대해 언급했다. 방수 아웃도어 의류에 사용되는 불소계 발수제의 과불화화합물(PFC, per-& ployfluorinated chemicals)이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는 독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아웃도어 파타고니아는 기존 합성고무 소재인 네오플렌이 자연분해가 어렵고 재활용하기도 힘들어 이번 시즌부터 웨트수트에 합성고무(네오프렌)대신 식물성 소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에 대한 정책이 확고하다.

반면 국내 아웃도어 업계는 최근에서야 C8(긴 사슬 PFOS와 PFOA, 이온성 PFC)발수제에서 C6 발수제 사용으로 가야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 중에서 블랙야크가 최초로 ‘야크 그린’ 친환경 정책 2.0을 발표하고 친환경 발수제 사용을 선언했다. 원단 제조 및 후가공 업체 브리즈텍스도 ‘(C0)PFC 탈출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본지 지령 3000호를 맞아 지속가능한 친환경을 위해 아웃도어 업계가 가야하는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브리즈텍스 장근훈 대표
최적 발수 기능 복합 친환경 원단 개발 앞장

“환경과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옷을 만들려면 원단부터 친환경으로 가야한다. 유럽은 이미 10년 전부터 불소계 발수제의 유해성을 알고 사용하지 않는 단계로 가고 있었다. 해외 원단수출을 오래 하다보니 당연히 바이어 요구에 따른 기능성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야 했고 지속가능한 원단 개발이 필수였다.”

브리즈텍스 장근훈 대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한국 아웃도어도 친환경 제품 개발이 절실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브리즈텍스는 해외 아웃도어 바이어들의 니즈에 따라 과불화화합물(PFC)이 들어간 발수제를 사용하지 않는 ‘PFC 탈출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개발 초기부터 여러 친환경 발수제 제조 업체들과 협력해 원단을 만들어 왔다.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브리즈텍스는 케이투에 제품을 공급, 올 하반기부터 C0 발수제를 사용한 방수자켓을 선보인다.

“아웃도어는 일반 패션의류와 달리 기본적인 발수는 물론 퍼포먼스 자체가 다르다. 기능성이라는 것이 따라가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이것은 단순하게 발수제만 친환경으로 바꾼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발수제도 중요하다.) 발수 작업시 기존 C8에서 통만 바꿔서 C0를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용하던 공장라인에서 발수제만 바꿔 쓰면 원단에 오염이 되기 때문이다. 가공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장 대표는 브랜드들이 요구하는 최적의 발수 기능성을 실현한 복합 기능성 친환경 원단 제조가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발수제도 중요하지만 원단 특성에 맞게 잘 가공하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어떻게 가공하는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완성품이 나온다는 말이다.

“실제로 C8 발수제를 사용하면 가장 기능이 좋다. 불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소계 발수제의 유해성은 심각한 문제다. 제품이 기능만 좋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지속가능한, 환경에 유해하지 않는 철학도 중요하다. 브리즈텍스는 자사만의 후가공 노하우로 C0발수제 사용시 발수 기능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극복, 90%이상까지 기능성을 끌어올렸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미 지난해 유럽 그린피스가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40여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을 조사한 결과, 브리즈텍스 원단을 사용한 ‘잭울프스킨’(LS네트웍스에서 만든 내수용 제품 아님)에서 PFC가 검출되지 않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코팅이나 라미네이팅 발수 후가공은 폴리 소재, 면 교직물, 나일론 순으로 작업이 어렵다. 브리즈텍스는 이미 나일론을 시작으로 폴리 원단, 현재는 면 교직물 발수 가공에 성공했다. 향후에는 DMF FREE 기능성 코팅도 개발할 계획이다. DMF는 원단코딩이 잘 되도록 하는 첨가제로 친환경 제품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장 대표는 “브리즈텍스는 최적의 기능성 친환경 아웃도어 제품 개발에 앞장설 것이다. ‘Embrace The Elements’를 슬로건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손상을 주지 않고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신념있는 경영 철학을 강조했다.

■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박정훈 부서장
아웃도어 최초 친환경 정책 2.0 선포

“블랙야크가 글로벌 진출에 선두주자인 만큼 해외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친환경 정책을 펼치게 됐다. 지난 2012년 대구에 있는 업체들을 모아서 공청회를 갖기도 했으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친환경에 대한 이슈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친환경 발수제 사용을 시작으로 모범적 글로벌 아웃도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박정훈 부장이 업계 최초로 친환경 발수제를 적용한 엘론드 팬츠를 출시하며 발수제 개발에 배경에 대해 소개했다. 박 부장은 화학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해 더욱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블랙야크 엘론드 팬츠는 캐주얼, 비즈니스룩에 다양하게 어울리고 일상에서도 코디할 수 있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 친환경발수 가공처리로 비오는 날에 그 진가가 발휘된다.

블랙야크는 친환경 발수제(PFC FREE)를 사용한 제품을 시작으로 ‘야크 그린, 친환경 정책 2.0’을 펼친다. 야크 그린은 아웃도어 제품의 발수 가공 처리에 사용되는 불소계발수제, 과불화화합물(PFC)를 대신할 친환경 발수제를 개발하는 정책이다.

“국내 아웃도어 업계는 최근에서야 C8발수제 사용에서 C6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국내 업체 중 최초로 시도했다. 사실 ISPO참가를 시작으로 2013 F/W부터 준비했지만 이월 상품 문제와 전반적인 업계 상황을 고려해서 소극적으로 나가긴 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정책시행이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2.0정책을 선포하게 됐다.”

블랙야크의 친환경발수제 개발은 지난해 6월부터 2017년5월까지 산업통상부 국책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게 된다. 2년간 6개 기관(소재업체, 발수제 연구소 등)이 ‘섬유생활 스트림간 협력사업’을 주제로 시행한다. 블랙야크는 야크그린 2.0 친환경 정책에 따른 엘로드 팬츠 개발을 시작으로 향후 2020년까지 블랙야크 전제품에 친환경발수제를 사용하는 친환경 정책 3.0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박 부장은 상품기획부에 11년간 근무하다 보니 그동안 정부과제를 많이 수행했다. 대표적으로 트리코트 스판을 2008년부터 개발, 2010년 효성, 부천, 생기원 등과 함께 아웃도어 트리크트 스판 바지 시장확대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친환경 발수제 개발 외에도 R&D요소를 접목한 스마트 IT의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향후 30년 내 아웃도어 제품의 미래에 대해서 “그때 쯤에는 달나라 여행이 시작되지 않을 까. 달에 있는 고봉을 정복할 수 있는 옷이 필요하지 싶다(웃음). 우주 트레블 웨어, 우주 등산복을 개발해 보고 싶다. 현재도 우주복 제작에는 최고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지만 활동하기에 불편해 보인다. 국가 항공우주 기술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복을 개발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