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패션코리아’ 이미지 제대로 심었다. 지금부터 시작!
2016S/S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세련되고 격조높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대한민국 패션산업의 높은 수준을 여과없이 잘 보여준 계기였고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해외바이어 및 프레스, 관계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고 본다. 인식의 부재에서 ‘서울패션위크’에 관심을 갖도록 한 이번 행사는 사실상 ‘이제야 제대로 된 첫 걸음을 내 딛었다’고 할 수 있겠고 또한 앞으로 많은 과제를 풀어야 함을 의미한다.
정구호 총감독의 노력과 설득으로 해외 유통에서도 임원급 바이어와 주요 프레스들이 서울패션위크를 찾았다. 종전에 매 시즌마다 설왕설래 했던 많은 문제들도 순화된 듯 하다. 매끄럽고 세련된 행사 구성 및 진행은 글로벌한 비즈니스의 환경에서 내공을 쌓아 온 정구호 총 감독의 인프라가 녹아든 것을 여실히 감지할 수 있었다.
패션디자이너 1세대로서 대한민국 오트쿠튀르 패션역사를 대변하는 진태옥디자이너의 50주년 기념전시회 개막을 전야제로 기획했고 해외바이어 및 프레스, 국내외 바이어 및 관계자, 학계와 원로들을 초청해 패션위크에 대한 사전 관심몰이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당일 해외바이어와 프레스들은 리셉션과 전시장을 오가며 “패션역사가 깊고 이런 디자이너가 있는 것이 놀랍다”면서 호감을 표명했다.
이번 헤라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 약 1천여명의 국내외 바이어와 프레스가 방문한 것으로 디자인재단측은 밝혔다. 특히 미주와 유럽, 아시아에서 버그도프굿맨, 삭스 피프스 애비뉴, 셀프리지, 봉 마르셰, 10꼬르소꼬모 등 임원급 바이어와 패션 평론가인 수지 멘키스, 패션블로거 수지 버블 등 관계자들이 패션쇼를 관람하고 디자이너의 쇼룸도 방문했다.
올해의 명예 디자이너로 진태옥, 박항치 씨를 선정하고 전시회와 전야제로 개막패션쇼를 각각 개최한데 이어 한국의 실력있는 중견과 기성 디자이너들의 쇼가 본격 진행됐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는 특히 내공과 실력 갖춘 신진들의 데뷔무대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격조높고 세련된 행사 품격향상
내년 GN폐지 대응책 분명해야
페어 없는 절름발이 행사 지적도
타 전시와 협업으로 파이 키워나가야
선진국형 위크완성 과제 ‘소통’으로
무조건 끼와 재능이 넘쳐서라기 보다 패션기업에 근무했거나 자신의 독립 브랜드를 전개한 경험 등과 노하루를 바탕으로 기본기가 탄탄하면서 감각을 지닌 사실상 기성디자이너들의 컬렉션 데뷔무대로 분석된다. 지난 시즌에 많은 컬렉션 스케쥴로 사실상 신진들의 쇼장에는 바이어나 프레스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문제점도 해소돼 사전 좌석예약이 필수 일 정도로 관심들이 쏟아졌다.
폐막식에서 가장 우수한 컬렉션을 한 디자이너로 강동준이, 올해 최고의 신진 디자이너 서울리스타 상에는 신규용이 뽑혀 내년 패션쇼와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러한 모든 호평에도 불구하고 서울패션위크가 명실상부한 오더수주의 장으로 성공하기 위한 그림은 부족하다는데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제너레이션 넥스트는 서울시가 ‘감각있는 차세대 신진육성’이라는 중장기적 목표아래 기획한 시스템이다. 다음시즌부터 사라진다고 하니 당연 대응책이 있겠지만 담당자나 총감독이 바뀔때마다 정책자체가 바뀐다는 말들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한 패션페어의 부활역시 업계가 바라는 과제이다. 어줍잖게 끌고 가자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키우거나 타 전시와 협업함으로써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위크 기간 중 인근지역에서 개최된 패션코드에서는 서울패션위크를 찾은 바이어들이 정보를 듣고 방문한 경우도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형식으로도 서울패션위크와 연계한 대형 페어의 구성을 통해 하이엔드에서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다양한 한국의 패션산업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시기조정은 반드시 해야 할 선결과제이다. 적어도 홍콩패션위크 전, 후에는 치러져야 사실상 해외바이어들이 오더를 할 가능성이라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컬렉션에 참가한 중견디자이너는 “많은 디자인을 해 뒀는데 해외컬렉션이 먼저 하다보니 오히려 카피했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새로 디자인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하소연을 했다.
새로운 시도에는 항상 진통이 따른다. 개최이전부터 불협화음이 있었고 우려도 많았지만 격조있고 세련된 행사로 패션코리아, 서울의 이미지를 격상시킨데는 큰 박수를 보낸다. 이제 시작이라는 각오로 명실상부한 선진국형 패션위크로 완성을 위해 주어진 과제를 ‘소통’ 하며 풀어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