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 4곳 ‘시내면세점 사업’ 노린다

최대 격전지 동대문…6~7개 쇼핑몰 사업 부지로 낙점 업계 “동대문에서 최소한 1곳 선정될 것”

2015-06-05     정기창 기자

섬유패션업계 기업들이 최근 경제계 핫 이슈로 부상되고 있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에 대거 뛰어들었다. 지난 1일 마감된 사업자 신청 명단에는 대기업 부문에 SK네트웍스(동대문 케레스타)와 이랜드(서교자이 갤러리 부지), 중소·중견기업 부문에 한국패션협회(동대문 롯데피트인), 제일평화컨소시엄(동대문 제일평화상가) 등 총 4곳이 이름을 올렸다.

2010년 여성복 1위 기업인 한섬에 이어 지난달 스티브J&요니P를 인수한 SK네트웍스는 4500~5000억원을 투자해 동대문을 패션과 문화, 쇼핑이 어우러진 ‘아시아의 브로드웨이’로 업그레이드 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랜드는 서교동 서교자이갤러리에 연면적 1만4743㎡ 규모의 건물을 지어 면세점을 들일 계획이다. 세계 최대 면세점 듀프리의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2만여 홍대 상권 상인들과 협업으로 홍대를 차별화된 최고의 관광문화 스트리트로 만든다.

한국패션협회 회원사들로 구성된 ㈜동대문듀티프리가 설립돼 동대문 롯데피트인에 7076.8㎡ 규모의 면세점을 꾸릴 예정이다. MK트렌드, EXR, 브라이트유니온, 패션아일랜드 등 9개 패션관련 기업이 참여했다. 이번 컨소시엄 업무주관은 KBM이 맡았다.

이랜드와 한국패션협회는 각각 입찰군이 다르지만 면세점 사업권을 따낼 경우 토종 브랜드 육성을 위해 시장을 함께 키운다는 내용의 MOU를 지난 4일 체결했다. 롯데, 중원면세점과 유사한 방식의 합종연횡에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이다.

㈜제일평화는 건설사인 ㈜신홍선건설, 부동산 개발기업인 ㈜홍선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대문 제일평화상가 6~7층에 2798.25㎡의 ‘동대문제일면세점’을 세울 계획이다. 제일평화는 상가 지주와 상인 총 1600여명으로부터 클라우드 펀딩을 받아 소상공인들이 상생하는 ‘지역 발전형 면세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제일평화의 연 4000억원 매출 중 중국인 위주 외국인 구매 비율이 55%에 달해 상품 구성과 판매 노하우에 앞서 있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신청 기업들 중 6~7곳이 면세점 부지로 동대문 집단상가를 택했다는 점이다. 대기업 부문의 SK네트웍스는 케레스타를 점찍었다. 케레스타 매장 면적의 50%를 확보해 패션, 뷰티, 라이프, 키즈 제품 등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동대문 롯데피트인 8387㎡에 복합 면세타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중원면세점과 손잡고 중소중견기업 부문에도 진출하는 길을 열어뒀다. 중원면세점이 사업권을 얻으면 롯데면세점이 우수브랜드 입점과 상품 공급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한국패션협회 역시 롯데피트인을 면세점 부지로 삼았다. 배우 배용준씨가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맥스타일), 그랜드관광호텔(헬로apM) 등도 동대문 상가를 낙점했다.

동대문 상가가 면세점 부지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는 면세점 성공의 키를 쥐고 있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작년 3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이후 1년간 837만명이 방문하는 등 쇼핑 1번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동대문 상가는 과거 내수 위주 시장이었으나 몇 년 전부터 중국 관광객 및 바이어들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

또 하나는 서울 도심에서 찾아 보기 힘든 주차 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각 상가의 자체 주차장 말고도 1244면에 달하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관광버스 주차 공간이 DDP 주변에 깔려 있어 쇼핑 편의를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부문과 상관없이 최소한 1곳은 동대문 지역에 면세점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